"252년간의 사랑을 선물하세요." 농업벤처대학의 한 농민이 만든 크리스마스 선물용 '도라지 캔디'의 의미다. 보통 2∼3년 밖에 못사는 도라지를 쓴 맛이 없어지도록 21년간 키우고 '252년(12개입갽21년)간의 변치 않는 사랑'이라는 사연도 만들어 상품화 했다. 이 제품은 우리 농산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자는 취지로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23일까지 열린 '견우직녀의 크리스마스' 행사에 출품돼 관심을 끌었다.삼성경제연구소 민승규(42·사진) 박사가 2001년 설립한 농업벤처대학(www.vaf21.com)은 이렇게 농민들이 농산품 질 향상에만 머물지 않고 창의적으로 상품화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졸업 논문에 해당하는 '사업계획서'는 톡톡 튀는 사업아이템과 실행 방법이 없으면 통과 되지 않는다. 3년간 278명의 신입생을 받았지만 졸업생이 107명에 불과한 이유다. "우리 농업의 살 길은 '스타 농민'을 많이 만드는 데 있다. 창의적인 상품 개발로 농업에서도 돈 버는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고 민 박사는 강조한다. 실제로 이 대학 출신 중에는 수십만 인파의 매화꽃 축제로 유명한 전남 광양 청매실 농원 경영자 홍쌍리(60·여)씨, 부산에서 풍년농산이라는 정미소로 올 3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나준순(50)씨 등의 '스타'가 탄생했다.
'견우직녀의 크리스마스' 행사도 학부 때부터 1994년 동경대 박사 학위를 따기까지 농업에 대한 애정이 변치 않던 민 박사의 아이디어. 사진·구성 작가와 농민들을 연결하여 농산품에 예쁜 포장과 이야기를 만들고, CJ같은 대기업과 연계하여 홍보와 유통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전략으로 기획됐다.
그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시장개방 문제에 대해 "전세계적인 FTA 추세를 막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도라지 캔디'같은 작은 성공사례를 많이 만드는 게 제가 우리 농업에 기여하는 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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