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화정책의 부재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흔히 혼동하는 것이 비영리기구인 미술관과 상업화랑인 갤러리의 역할이다. 세계박물관협회는 미술관 혹은 박물관을 '예술적, 과학적, 역사적, 기술적 유물이나 물적 증거를 연구하고 교육하며 향유할 목적으로 수집, 보존, 조사연구, 상호교류, 전시하는 비영리적이며 항구적인 기관으로 대중에게 개방되고, 그들을 교육하고 즐거움을 주며,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는 기관'으로 정의하고 있다.그래서 미술관은 정부의 세제 혜택, 개인이나 기업의 지원을 받아 운영된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국립미술관에도 갤러리라는 명칭을 쓰지만, 국내에서 상업화랑은 미술관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으며, 갤러리라는 명칭은 영리를 추구하는 상업화랑으로만 인지되고 있다. 미술관은 정부나 기업의 협찬으로 대규모 전시를 기획하고 작품을 구입하고 대중을 교육하며, 대중은 아주 저렴한 입장료로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갤러리에서는 첨단의 실험적이고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그래도 아직 미술계만큼 싼 값에 고급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은 없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은 700원, 사립미술관은 2,000∼4,000원에 관람이 가능하다. 영화 관람료가 7,000∼8000원, 음악회 입장료가 1만원 이상인 데 비하면 얼마나 싼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정말 멋진 예술작품을 무료로 감상하고 즐길 수 있다. 더 많은 이들이 우리 고유의 미술, 한창 뻗어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사랑하면서 삶이 풍요로워졌으면 한다.
박 규 형 갤러리아트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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