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만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지하철 역사에서 열리고 있다.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광화문갤러리)에서 28일까지 열리는 '2003 지하철 만화방전'이다. 1950년대 이후 한국 만화의 흐름을 이끌어온 명랑만화, 극화, 순애보적 만화, 시사만화, 순정만화, 무협만화 등 다양한 장르의 만화가 모였다. 만화를 주제로 한 설치미술가들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화와 미술이 만나는 '퓨전 전시'라고 할 수 있다. '만화 속의 만화방'을 주제로 한 제1 전시실에는 길창덕의 꺼벙이, 신문수의 도깨비감투, 박수동의 고인돌, 고우영의 삼국지, 이정문의 심술통, 윤승운의 맹꽁이서당, 윤태호의 비상착륙, 신일숙의 순정(사진), 전세훈의 축구왕 등 유명 만화가들의 작품이 모였다. 작가들이 이번 전시를 위해 정성 들여 그린 만화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실 입구에는 옛날 교실과 만화방을 솜으로 재현한 20평 크기의 설치작품 '만화방'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제2 전시실의 '움직이는 만화방' 코너에서는 만화적인 영상을 형상화한 입체, 설치, 비디오,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다. 우주 공간의 아름다움을 들려주는 김석, 자화상을 통해 삶의 가치를 묘사한 전신덕, 등 10여 명의 미술인들이 만화적 이미지를 미술작품으로 구현해 놓았다. 만화가 상업주의에서 벗어나 예술로 비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전시장 만화방'에는 참여 작가들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비치, 관람객들이 서가에서 원하는 대로 만화책을 골라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문의 (02)399―1151
/남경욱기자 kw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