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보더X게임, 또는 익스트림 스포츠 소재의 영화는 아슬아슬한 묘기와 시각적 즐거움으로 승부를 건다. '트리플 X'를 시작으로 '익스트림 ops', 뤽 베송이 제작한 '택시' 시리즈와 '야마카시' 등 시류를 탄 익스트림 스포츠 영화가 부쩍 늘었다.
'스노우보더'(Snowboarder)는 알프스 산맥에서 타는 스노우보드의 장쾌함을 내세운 영화로 '스틸'이나 '트리플 X'를 연상시킨다. 아무도 거쳐간 흔적이 없는 순백의 설원에서 혼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끼니와 잠을 해결하면서 스노우보드를 즐기는 주인공 가스파(니콜라스 뒤보셀)의 삶은 낭만 그 자체다. 스노우보드에 온몸을 맡긴 채 가파른 경사의 계곡을 누비는 질주 장면은 상쾌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러나 가스파가 스노우보드 세계 선수권 대회 진출의 꿈을 품고 말썽 많은 챔피언 죠쉬(그레고리 콜린)의 밑으로 들어가면서부터 영화는 중심을 잃고 흔들린다. 챔피언 죠쉬가 무명의 가스파를 자기 대신 대회에 내보내려 한다는 속셈이 석연치 않고 자신의 애인까지 미끼로 던진다는 설정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알프스 설원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내달리는 가스파의 질주는 매력적이지만 성긴 영화 짜임새는 지루하다. 감독 올리아스 바르코. 15세 관람가. 24일 개봉.
/이종도기자 ecri@hk.co.kr
루니툰
1940년 워너브러더스의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루니툰'으로 데뷔해 연기 경력이 60년을 넘은 토끼 벅스 바니와 검은 오리 대피 덕은 워너브러더스의 간판스타. 이들이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를 했다.
'루니툰: 백 인 액션'(Looney Tunes: Back In Action)은 만화주인공과 '미이라'의 브랜든 프레이저, '007 리빙 데이라이트'의 티모시 돌튼, 지나 엘프만 등 실사 배우들이 함께 촬영한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합성 영화다. '그렘린'을 만든 조 단테 감독 작품.
이 작품은 블루 스크린 앞에서 배우가 허공을 보고 연기하는 기존 합성 영화와 달리 배우가 실물 크기의 캐릭터 인형과 연기를 한 뒤 인형을 빼고 단독으로 촬영을 하고 애니메이터들이 만화 캐릭터를 그려넣어 합성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촬영했다. 덕분에 배우들의 연기가 만화 캐릭터와 따로 놀지 않고 잘 어울려 보기에 어색하지 않다.
내용은 사람을 원숭이로 변하게 만드는 블루 다이아몬드를 차지하려는 악당들과 맞선 벅스 바니와 대피 덕 일행의 모험을 다루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레드록 캐년, 프랑스 파리 등 색감이 풍부한 풍경과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유명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캐릭터 등 독특한 볼거리가 눈길을 끈다. 미국식 유머가 쉽게 와 닿지는 않지만 루니툰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볼 만한 작품. 전체 관람가. 24일 개봉.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