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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김주성 "민렌드는 내가 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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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김주성 "민렌드는 내가 임자"

입력
2003.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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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마음의 짐을 조금 던 것 같습니다."서장훈(207㎝·서울삼성)과 함께 토종 센터의 대표주자인 원주TG삼보의 센터 김주성(24·205㎝)이 21일 전주KCC전을 마치고 마침내 미소를 지었다.

잘 웃지 않는 성격인 김주성은 이날 소속팀에 2패를 안긴 '천적' KCC와의 경기를 앞두고 필승결의를 다지느라 더욱 굳은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주성은 지난 2번의 KCC전에서 매치업 상대인 '1순위 용병' 찰스 민렌드(195㎝)에 소나기슛을 허용하며 팀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주성은 10월26일 KCC와의 1차전에서는 민렌드에 18점 11리바운드 3스틸을 허용했고 지난2일 2차전에서는 36점 16리바운드를 내줬다. 반면 자신은 14득점과 10득점. 완벽한 패배였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1차전 때는 민렌드의 플레이스타일을 잘 몰랐고 2차전 때는 턱부상으로 밥을 못 먹고 경기에 임해 힘에서 밀리며 당해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팀 미팅 때 "각자가 해야 할 일만 잘하면 지지 않는다"고 오히려 큰 소리 친 김주성은 예언대로 민렌드와의 매치업 싸움에서 승리하며 팀의 자존심도 아울러 곧추 세웠다.

이날 기록면에서는 31점 16리바운드를 올린 민렌드가 21점 11리바운드의 김주성을 앞섰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김주성의 승리다. 김주성은 이날 2쿼터 민렌드를 무득점으로 막았고 4쿼터 파울트러블에 묶인 상황에서도 민렌드의 득점루트를 차단,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날 2점슛 성공률에서 김주성은 100%였고 민렌드는 59%였다.

김주성은 "포스트업 때는 힘으로 맞서고 민렌드가 슛 할 때는 뒤로 점프하며 블로킹하는 방법으로 그의 슛률을 최대한 떨어뜨린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면서 "민렌드의 슛 실패를 리바운드, 속공으로 연결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28일 KCC와의 4번째 격돌에서도 진짜 실력을 보여주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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