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성장전략이 한계에 봉착해 기술혁신 주도형으로 정책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선진국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은 22일 발표한 '성장전략의 전환 필요성과 정책과제' 연구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선진국과의 소득격차를 줄이지 못해 '비수렴 함정' 징후가 있다"고 진단했다.
비수렴 함정이란 선진국 진입의 잠재력을 지닌 경제가 정책실패 등의 요인으로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낮은 기술수준에 정체돼 있는 열등한 균형상태를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은 미국의 50%, 싱가포르·홍콩·일본의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의 투자율은 과거 고도성장기에 비해 많이 떨어지긴 했으나 2002년 26.1%로 미국(18.5%), 일본(25.6%), 대만(16.9%), 싱가포르(21.0%)에 비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따라서 선진국과의 소득격차 축소가 부진한 것은 투자 등의 자본 축적보다 생산성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주저앉은 것은 상당 부분 성장전략 때문"이라며 "기술모방, 규모확대 위주의 투자 주도 전략이 자체적 기술혁신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되지 못해 경제발전이 정체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어 기술모방에 의한 규모확대와 자체적 기술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기술혁신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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