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률 세계 7위, 시가총액 16위, 거래대금 13위,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 116억달러…' 올해 국내주식시장이 거둔 성적은 조사 대상 19개국 20개 증시의 중간 수준이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들의 기록적인 순매수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넘는 등 상승률이 비교적 높았지만 개인과 기관이 시장을 외면한 결과, 주가수익비율(PER)이 경쟁국인 대만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지수 29% 상승, 거래대금은 뒷걸음질
증권거래소는 올들어 19일까지 세계거래소연맹(WFE) 소속 주요 20개 증시의 연초대비 주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29.26%로 7위를 차지했다고 22일 밝혔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브라질로 89.78%를 기록했으며 다음은 인도(64.08%), 미국 나스닥시장(46.09%), 독일(34.77%), 홍콩(32.73%), 대만(29.35%) 순이었다. 일본과 중국은 각각 13위와 19위였다.
시가총액은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10조7,885억 달러로 부동의 1위를 지켰고, 나스닥(2조9,053억달러), 일본(2조7,499억달러), 영국(2조2,661억 달러), 유로넥스트(Euronext, 1조9,538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2,868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6.8% 증가했지만 중국의 WFE 가입 등의 영향으로 순위는 두 단계가 떨어진 16위에 머물렀다.
증시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거래대금은 4,161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25.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홍콩과 일본의 거래대금은 각각 41.6%와 32.6% 늘어났다. 거래소의 거래대금은 13위로 대만(5,139억달러), 캐나다(4,232억달러)보다 적었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사상 최대
올들어 지난달까지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 순유입 규모는 116억 달러로 최고 기록인 2000년의 115억5,000만 달러를 뛰어 넘었다. 한국은행은 이날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규모는 일본(751억 달러)에 비해 휠씬 적지만 대만(115억달러)보다는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시가총액 규모도 사상 처음으로 40%대를 넘었다. 외국인 주식보유 비중은 핀란드의 55.7%보다 낮지만 일본(19.6%)과 대만(22.8%)에 비해 훨씬 높다.
한국은행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시의 PER가 11.5로 일본 23.5, 대만 24.2, 미국 21.2에 비해 절반수준에 불과, 투자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에 따른 달러 약세로 국제 투자자금의 미국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일본과 대만에 비해 주가가 낮아 상대적으로 강한 외국인의 순매수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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