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대량살상무기(WMD) 포기선언은 핵무기 등 WMD 보유를 추구해 온 북한에도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실제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도 (리비아와) 똑같은 생각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대북 압박의 의도를 내비쳤다.
북한이 리비아와 스커드 미사일 개발에 협력한 사실이 자세히 드러날 경우 북한에 대한 또 다른 압박이 될 수도 있다.
외국의 주요 언론들은 리비아의 WMD 포기 선언으로 조성된 새로운 국제정세와 미국의 접근을 토대로 북한의 향후 대응을 점치고 있다.
중동과 인근 지역에서 미국이 '불량국가'로 지목한 국가들이 속속 붕괴하거나 대미 협력노선으로 전환한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의 새로운 게임 양상이 주목된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은 21일 리비아의 WMD 포기 선언으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함에 따라 핵개발과 국제협력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아사히(朝日) 신문은 "부시 정권은 북한에 대해 리비아의 길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이라크의 전철을 밟을지 강요할 태세"라고 내다봤다.
도쿄(東京) 신문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대외적 압력 강화에 북한이 굴복할 것으로 낙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도쿄 신문은 "북한이 체제유지를 위해 오히려 핵 개발을 서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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