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를 흔들고 있는 이는 다름아닌 노무현 대통령이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그래서 국민이 되레 걱정하는 이가 노 대통령이라는 것을 부정할 국민이 얼마나 있는가. 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야당과 일부 언론이 대통령을 흔드는 것"이라고 믿어 보려던 국민들까지도 이젠 할 말을 잃게 하고 있다.지난 주말 노 대통령은 춘천에서 검찰을 뒤흔들고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는 또 하나의 대선자금 발언을 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선거무효가 될 수도 있다"는 등의 법리는 그것대로 따질 일이고, 문제는 노 대통령의 순수하지 못한 의도다. 왜 야당에는 "조용히 조사를 받으라"면서 자신은 끊임없이 검찰수사를 어렵게 하는가. 검찰 일각에서 "끔찍하다"는 반응이 나오게도 돼 있다.
그날 밤 노사모 등이 여의도 공원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우리'와 '그들'을 확실히 가르며 '총선 승리'를 외치는 노 대통령을 보고 "우리 대통령은 누구인가"를 자문해 보지 않은 국민은 또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 불법선거운동인지도 가려야 하지만, 국민을 낙심케 하는 것은 싸움을 독려하는 일개 사조직의 보스 같은 대통령의 모습이다. 거기다가 "상대방은 떡밥을 왕창 왕창 뿌려 고기가 줄줄 따라가는데 버틸 수 있는 장사 있느냐"는 것이 대통령의 말이고 도덕기준인가.
국민은 노 대통령이 엄동설한에 모여 자신을 모처럼 환하게 웃게 한 소수의 '우리'만을 상대로 정치하겠다는 것인지 알고 싶다. 노 대통령에게는 세밑에 더욱 춥게 느껴지는 나라의 온갖 어려움들 보다 불법자금문제 돌파와 총선승리만이 눈앞에 보인다는 것인지도 대답을 듣고 싶다.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는 발언 뒤 항간에서 떠돈 "국민 노릇 못해 먹겠다"는 말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