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사태로 닭고기와 오리고기 가격이 폭락하고 수출이 전면 중단되고 있는데 따라 농가들이 입게 될 피해가 2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21일 농림부에 따르면 조류독감 사태로 닭고기와 오리고기 소비가 급감하면서 관련 농가의 피해가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산지 식용 닭고기 값은 조류독감이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10일에는 ㎏당 991원에 달했으나, 이후 소비가 급감하면서 16일에는 816원으로 떨어졌으며 20일에는 690원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닭고기가 29만1,000톤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조류독감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닭고기 가격 폭락 현상이 지속될 경우 농가가 입게 될 손해는 연간 9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연간 89억원에 달하는 일본과 대만 등지로의 수출이 전면 중단된 것도 문제다. 일본 방역당국이 일부 열처리된 삼계탕에 대한 수입을 허가하기는 했으나,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에 조류독감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60억원 이상의 수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일본에 삼계탕을 수출해온 전남 나주의 (주)화인코리아가 지난 19일 과잉투자와 판매부진으로 최종 부도 처리돼 관련 농가의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250만마리의 닭과 오리를 긴급 수매하는 등 가격 안정에 나섰으나, 불안심리에 따른 소비위축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위축과 수출중단에 따른 닭과 오리 사육 농가의 총 피해는 연간 2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림부 관계자는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섭씨 75도 이상으로 충분히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며 닭과 오리 고기를 소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사람엔 감염 안되는듯" 접촉자 487명 감염사례 없어
정부가 조류독감 발생지역의 접촉자 487명에 대해 실시한 역학조사 결과, 현재까지는 인체에 감염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김문식(金文湜) 국립보건원장은 정부대책회의에서 "12월3일 조류독감에 처음으로 무방비 상태에서 노출된 충남 음성군의 종계농장 종사자 및 가족 등 63명은 4∼5일의 잠복기간을 2배 이상 넘겼는데도 현재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며 "따라서 이번 조류독감은 인체에 전염되지 않는 경우로 추정된다" 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들 외에 조류독감이 확인된 닭·오리농장의 고위험군 접촉자 424명도 증세를 보인 경우는 지금까지 없다고 덧붙였다. 같은 유형의 바이러스도 변이 형태에 따라 인체 전염성 여부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이번 조류독감이 1997년 홍콩에서 6명의 인명피해를 초래했던 바이러스(H5N1)와 같은 유형이어서 방심은 금물이다. 김 원장은 "이번 조류독감의 인체 감염여부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뢰한 조사결과가 나와야 최종 확인된다"고 밝혔다. CDC 조사결과는 한달 가량 있어야 나온다.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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