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야, 고맙다."자극적인 근친상간 내용이 포함된 '올드보이'가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개봉되자 DVD제작사들이 그 동안 근친상간이나 음모 노출 등 강도 높은 성 관련 묘사 때문에 출시가 보류된 DVD를 속속 내놓을 움직임이다.
대표적 작품이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믹 개리스 감독의 '슬립워커스(Sleep Walkers)'. 순결한 처녀의 피를 빠는 괴물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주인공 모자 괴물의 근친상간이 문제가 돼 출시를 미뤄야 했다. 콜럼비아트라이스타는 이 작품이 이 달초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문제의 장면이 포함된 무삭제 DVD를 내년 1월께 내놓을 계획이다.
존 글렌 감독, 크리스토퍼 램버트 주연의 액션물 '포인트맨(The Point Men)'도 음모 노출 때문에 출시되기 어려웠으나 이번에 심의를 통과해 원래 영상을 조만간 DVD로 만날 수 있게 됐다. '폴라 엑스(Pola X·사진)'도 마찬가지. 비트윈에서 18일 DVD로 내놓은 레오 카락스 감독의 '폴라 엑스'는 남매의 근친상간, 음모 노출, 구강 성교 등이 문제가 돼 그 동안 세 번이나 심의 보류된 작품이다.
그러나 '올드보이' 통과 분위기를 틈타 최근 다시 심의를 신청한 결과 음모가 보이는 장면을 2초 가량 삭제하고 11월28일 심의를 통과했다. 나머지 근친 상간과 구강 성교 부분은 그대로 담겼다.
단초를 제공한 '올드보이' DVD는 내년 3월께 스타맥스를 통해 나온다. 제작사측은 극장에서 상영된 내용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출시한다는 방침 아래 내년 1월 심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 밖에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음모 노출 때문에 DVD 출시를 미뤄온 톰 크루즈 주연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Interview With The Vampire: The Vampire Chronicles)'의 심의를 내년 초에 신청할 계획이며, 이 작품이 심의를 통과하면 역시 음모 노출로 DVD 출시를 하지 못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공포영화 '샤이닝'의 심의를 재신청할 방침이다.
알토미디어도 엠마뉴엘 베아르의 전신 누드가 등장하는 자크 리베트 감독의 예술 영화인 '누드모델(The Beautiful Troublemaker)'을 내년 2월께 심의 신청할 방침. 모자이크 처리나 삭제 없이 출시한다는 원칙 아래 음모가 나오는 부분을 수정하지 않고 심의 신청할 계획이다.
DVD제작사인 스펙트럼의 공수열 이사는 "영등위측은 심의 기준에 변화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으나 '올드보이' 개봉 이후 DVD 심의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요한 문화산업인 DVD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심의도 시대에 맞게 적절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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