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지음·이형진, 조영훈 그림 해냄출판사 발행·전2권·각권 8,000원정호승 지음 열림원 발행·8,800원
"사랑은 매일매일 나무에 물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도 누군가의 사랑이 되어주세요." 산문집 '위안'과 동화집 '스무 살을 위한 사랑의 동화'는 '사랑과 눈물의 시인' 정호승(53·사진)답다.
세밑 화려한 불빛 아래서 소외된 사람들의 눈물을 떠올리게 하는, 섬세하고 따뜻한 문장들이다. 모두 일찍이 펴낸 글모음에 새롭게 쓰여진 작품들이 더해졌다.
정씨의 동화에서 지구를 너무나 사랑한 꽃별은 지구의 바닷속에 자리잡은 불가사리가 되고('별불가사리'), 헤어진 엄마를 그리워하던 소년은 바닷가에 엄마 얼굴을 그리면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는다('동그라미'). '밤하늘에 별이 빛나는 것은 별들이 서로 사랑을 나누기 때문이다', '사랑하던 첫마음으로 되돌아가야 사랑의 원을 그릴 수 있다'는 문구는 고운 시 같다. '오직 사랑의 열정과 기쁨으로 충만한' 스무 살을 위한 것이라는 동화에는, 그때의 순수하고 뜨거운 마음을 살리고 싶은 시인의 바람이 담겼다.
산문은 가족 이야기, 어린 시절 추억, 직장 생활과 종교적 체험 등이 결 고운 글에 담았다. 때로 현실에 대한 매서운 질타와 구원에의 소망 같은 정호승씨 초기 시 세계의 인식을 만날 수 있어 반갑다.
"나는 지금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 내가 만든 눈사람과 함께 서울의 거리에 서 있고 싶다. 눈사람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용기 있고 정의로운 사람이므로." 진솔한 개인적 고백을 통해 시인은 고통과 동행하는 삶의 소중한 의미를 알려주고,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나누는 일을 실천하기를 권한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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