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인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수준의 핵심기술을 전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2003년 기술수준 평가결과 보고'에 따르면 핵심기술 99개 분야에서 우리의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수준의 65.1%에 머물고 있으며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도 5.8년이나 된다. 세계 최고 기술수준의 핵심 일류기술 수는 미국 88개, 일본 16개, 유럽 16개를 보유했으나 우리나라는 단 한건도 없었다. 우리가 유망하다고 선정한 차세대 성장동력 10대 산업과 관련된 59개 핵심기술수준도 69.8%에 불과했다.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중국과 비교할 때 한국 65.1%, 중국 52.5%로 기술격차가 12.6%포인트로 좁혀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우리의 기술수준이 중국보다 1.7년 앞서 있으나 앞으로 5년 이내에 중국이 한국수준을 추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중국과는 좁혀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주목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 경제의 사활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무기로 경제성장을 지속해 왔으나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이미 예견된 것이기는 했으나 세계 경제무대에서의 중국의 부상은 놀라움 그 자체다.
중국은 이제 우리나라를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는 단계에 와 있다. '저우추취(走出去:밖으로 나간다)'전략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세계의 투자자금, 유수 기업의 생산기지는 물론 기술연구소까지 중국으로 몰리고 있다. 나아가 중국기업이 직접 첨단기술을 확보한 외국기업의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하이닉스의 계열사인 하이디스나 쌍용자동차의 인수는 신호에 불과하다. 기술의 우위 없인 중국의 거센 '저우추취'바람에 우리 기업이 견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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