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 최태원 회장이 SK(주) 추가지분 매입을 위해 계열사인 SKC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등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직접 총대를 메고 나섰다. SK(주) 2대 주주(14.99%) 소버린자산운용도 SK(주)의 자사주 매각 결의에 맞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내년 3월 주총 표 대결을 앞두고 양측의 경영권 다툼이 본격화 할 전망이다.18일 SK(주)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16일 SK네트웍스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했던 SKC 지분 168만5,949주(5.22%)를 주당 1만3,020원에 모두 매각, 219억여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SK(주) 관계자는 "주총 표 대결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돼 최 회장이 SK(주) 지분을 더 사들이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주)는 또 이날 이사회에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10.41%·1,320만8,860주)를 신한과 하나, 산업은행 등 SK네트웍스 채권단과 우호적인 국내 기관투자가에게 모두 매각키로 결의했다. 채권단도 이날 SK(주) 자사주 7% 가량을 사기로 결정했다.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는 "SK(주)의 경영권이 소버린에 넘어가면 채권단이 구상 중인 SK네트웍스와 SK그룹의 구조조정 그림이 달라질 수 있다"며 "특히 SK텔레콤이 그룹에서 분리될 경우 네트웍스 정상화 계획이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지분 매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자사주(총 매각대금 1,883억원)는 22∼30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거래되며 배당 기준일인 26일까지 매각분에 한해 주총에서 의결권을 인정 받을 수 있다.
자사주를 모두 26일까지 우호세력에 넘기고 최 회장이 보유 현금으로 SK(주) 주식(0.47%)을 사들일 경우 SK그룹의 지분은 15.93%에서 26.81%로 늘어난다. 여기에 동원과 미래에셋증권 등 우호적 기관투자가 지분 2.57%를 합칠 경우 29.38%다. 시장에서 매일 거래되는 우리사주(4.06%·9월30일 기준)는 시세차익 실현 매도로 3% 정도로 추산된다. 결국 32,38%가 SK그룹의 우호지분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소버린은 28.46%인 외국인 지분 가운데 11%를 확보, 우호지분이 25.99%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외국인 지분 중 20%를 소버린 편으로 분류하고 있다.
증시 관계자는 "자사주 매각 여부가 승패를 결정 지을 최대 관건"이라며 "그러나 소버린이 자사주 처분금지나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 SK가 경영권을 방어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소버린이 "자사주 제3자 매각은 명백한 주주권 침해"라고 반발한 데 이어 헤르메스자산운용(지분율 0.63%)도 이날 "자사주 매각은 SK(주) 이사진이 기업지배 구조 문제의 잘못을 되풀이 하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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