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수출 증가세 유지를 위해 인위적으로 원·달러 환율을 잡고 있는 정부의 환율정책에 직격탄을 날렸다.KDI는 18일 '4·4분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에만 외환보유액이 국내총생산(GDP)의 6% 정도인 300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하반기에만 200억 달러 내외 증가하는 등 외환보유액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외환보유고의 확충은 내수 회복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정도의 속도로 관리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KDI가 민감한 환율정책에 대해 직접적 표현을 사용하며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KDI는 "외환보유액의 급증은 원화가치 하락을 유지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세계적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 원·달러 환율은 크게 변동하지 않고 있어 여타 통화대비 원화가치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인위적인 환율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KDI는 특히 "외환보유액 급증은 최근 심화하고 있는 수출과 내수간 괴리를 확대하는 요인"이라며 "정부가 채권발행을 통해 조성된 자금으로 외환보유액을 증가시킴으로써, 국내 저축이 해외에 투자돼 내수회복과 설비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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