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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최영애 교수 부부/"결혼 30주년… 서로가 최고의 후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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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최영애 교수 부부/"결혼 30주년… 서로가 최고의 후원자"

입력
2003.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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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55) 중앙대 석좌교수의 부인인 최영애(57) 연세대 중문과 교수가 동화책 '태양의 딸'(비룡소 발행)을 내고 동화작가로 데뷔했다. 다섯 살 때 목격한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꿈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판타지다. 18일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김씨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연 최 교수는 "어린 시절 겪은 한국전쟁 체험이 작가의 꿈을 이루게 했다"며 "전쟁도 꺾을 수 없는 천진난만한 동심의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동화를 썼다"고 말했다.2년 전 도올과 함께 뉴욕에 한달 정도 머물 때 학술논문을 쓰려고 했으나 참고문헌이 부족해서 포기하는 대신 평소 머리 속에 맴돌던 이야기를 옮겨놓았다. 도올은 아이디어를 듣고 적극적으로 써보라고 권했고, 교정도 맡았다.

도올은 "체험도 체험이지만 평소 꿈 이야기를 듣다 보면 스토리가 정확하고 생생해서 정식으로 글로 써보라고 권했다"며 "오랫동안 중국 고전문학은 물론이고 원대(元代) 희곡 강의를 한 경험을 살리면 훌륭한 작품이 될 것으로 믿었다"고 추켜세웠다.

1973년 국립대만대학 유학 시절에 만나 가약을 맺은 두 사람은 올해가 결혼 30주년. 도올은 "최 교수는 음성학, 문자학, 문법 등 기초 분야를 전공하고 있고, 나는 주로 문헌을 해석하는 쪽이어서 서로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 '시경' 등 중국 고문헌을 함께 번역하는 게 꿈이자 많은 사람들의 주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씨는 17일 MBC 방송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1월5일 시작될 'MBC 도올 특강'에 대해 설명했다.

EBS '노자와 21세기', KBS '도올의 논어이야기', EBS '도올, 인도를 가다' 등 TV 강의로 인기를 끌었지만 그 동안의 주제는 그의 말대로 "어디까지나 중국의 철학"인 유·불·도(儒佛道) 사상에 대한 것이었다. MBC 도올 특강은 우리 사상으로 시선을 옮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정도전의 조선 건국철학, 최한기의 기학(氣學)적 과학사상, 최제우의 동학(東學) 사상, 이제마의 사상의학 등이 우선 목록에 올랐다.

그는 간담회에서 "그 동안 보편적 학문의 지평을 만드느라 시간이 많이 흘렀다"며 "이제는 국학의 시대가 도래할 때"라고 말했다. 국가주의로 가자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사상의 저력을 알려 일반 국민이 부질없는 자괴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만큼 의욕이 커 보였다.

"나는 유불도 사상을 모두 했다. TV 강의를 통해 학문적 검증도 받았다. 그 눈으로 이제는 국학을 들여다볼 참이다."

지난 시절의 기행·기언에 대해 "더럽게 인정 못 받는 것에 대해 투정을 부려왔다"고 말한 그는 "앞으로는 낭비 없이 발전적으로 우리 학문을 위해 힘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강의는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EBS 강의 때는 "강연도 뮤직비디오 찍듯이 다이내믹해야 한다"고 제작진을 채근했다고 한다. 다큐 형식으로 찍은 화면을 중간에 넣거나, 소장학자를 출연시키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그는 "대학교수로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지적 행위를 통해서만 먹고 살아온 것은 매우 유니크(unique)한 인생의 실현이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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