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이 못다 이룬 청운의 꿈을 친구와 후배들이 대신 이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서울 노량진역에서 아르바이트로 철로 배선 작업을 하던 중 열차에 치여 숨진 고 정채우(사진) 학생의 어머니 서순옥씨가 사고보상금을 받아 아들의 모교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서씨는 18일 상명대학교 서명덕 총장을 찾아가 "장례기간에도 빈소를 지키며 변함없는 우애를 보여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다. 아들의 꿈을 친구들이 대신 이뤄주길 바란다" 며 5,000만원을 기탁했다.상명대 지리학과 3학년이던 정채우씨는 지난 11월 30일 자정께 서울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서 선로작업을 하던 중 뒤에서 달려오던 열차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정씨는 내년 1월 입대를 앞두고 휴학, "사회경험도 하고 용돈도 직접 벌어보겠다"며 철로 배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 사흘 만에 변을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서 총장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슬픔이 채 가시지 않은데다 집안형편도 여의치 않아 완곡하게 사양 의사를 전했으나 어머니가 한사코 뜻을 굽히지 않아 뜻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명대는 이 장학금을 '정채우 장학금'으로 이름짓고, 정씨가 다니던 지리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상명대는 고 정채우 학생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키로 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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