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3년 12월19일 영국의 물리화학자 토마스 앤드루스가 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태어났다. 1885년 몰(沒). 자연과학사에서 토마스 앤드루스라는 이름은 '임계상태' 개념과 관련돼 자주 거론된다. 임계상태는 어떤 물질이나 현상의 성질에 변화가 생기거나 또는 그 성질을 지속시킬 수 있는 경계가 되는 상태를 가리킨다.기체는 일반적으로 일정한 온도에서 압축하면 밀도가 커져서 액화(液化)하기 시작하는데, 온도가 어느 한도를 넘으면 아무리 압축해도 액화하지 않는다. 이 한계가 되는 온도를 기체의 임계 온도라고 하고, 임계 온도에서 액화시키는 데 필요한 압력을 임계압력이라고 한다. 그리고 임계온도·임계압력의 기체를 임계상태에 있다고 말한다. 임계상태는 액체상(液體相)과 기체상(氣體相)이 공존할 수 있는 한계 상태다. 이 상태에서는 기체와 액체의 밀도가 같아져 물질은 기체상과 액체상 어느 한 쪽에 속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앤드루스가 임계상태의 존재를 처음 발견한 것은 이산화탄소를 통해서다. 그는 1863년 화씨 88도(섭씨 약 31도) 이하에서는 압력을 증가시켜 이산화탄소를 액화할 수 있음을 입증해 임계온도를 발견했다. 앤드루스는 또 기체가 액화하는 순간을 관찰해 양자(兩者)가 같은 물질의 다른 존재 양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기체와 액체의 갈림길은 분자들 사이의 힘의 증감에 의존한다고 설명했다. 임계온도는 물질에 따라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예컨대 암모니아는 섭씨 132.3도, 수소는 섭씨 영하 239.9도, 헬륨은 섭씨 영하 267.9도다. 수소나 헬륨처럼 임계온도가 낮은 기체들은 한 때 액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돼 영구기체라고 불리기도 했다. 부피가 압력에 반비례하고 온도에 정비례한다는 보일-샤를의 법칙은 임계온도보다 훨씬 높은 온도의 기체에서만 성립한다.
고종석
/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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