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만에서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생하자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또다시 사스 비상이 걸렸다. 특히 사스가 겨울철에 쉽게 확산된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각국 정부는 재발·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취하고 있다.대만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18일 사스 감염 판정이 난 연구원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 사람을 격리조치 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격리된 사람은 이 연구원과 함께 싱가포르를 여행한 동료 6명 중 2명, 이 연구원이 탑승했던 싱가포르발 대만행 여객기를 이용한 승객 18명, 의료진 등 모두 25명이다.
CDC는 사스에 감염된 연구원이 당초 주장과 달리 발열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도 이웃을 방문하는 등 외출을 했다며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원과 접촉한 또 다른 연구원 2명은 현재 미국에 체류중이며 귀국 명령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보건당국은 이달 7일 대만 연구원이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당시 그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호텔직원 등 75명에 대해 자택격리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사스 우려로 인해 격리된 사람은 대만과 싱가포르를 합쳐 최소한 100명에 달한다.
홍콩 위생서는 17일 대만의 환자발생 소식이 전해진 직후 3급 경계령을 내리고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위생서는 병원관리국, 민항국 등과 합동으로 비상 대응팀을 가동하고 있다. 홍콩은 대만과 싱가포르발 여객기를 탑승한 입국자에 대해서는 전원 체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사스 진원지였던 중국은 사스 유입에 대비해 18일부터 베이징(北京) 소우두(首都)공항 및 항만 등에서 홍콩과 마카오발 승객에 대해 체온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기내와 선박 내부의 살균소독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 위생당국은 "현재까지 중국 내 사스 의심 및 확인 환자는 한 명도 보고되지 않았다"며 "중국은 사스 예방·통제를 행정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사스 예방·신고 체제를 강화하고 일일 보고체제를 가동했다.
중국 위생부 대변인은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 강도를 조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배연해기자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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