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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하루나들이-남한강 드라이브

입력
2003.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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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을 떠다니는 황포돛배와 신륵사 강월헌의 모습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만들어낸다. 유유자적 그 자체다.북한강이 카페촌들과 청평호, 남이섬 등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 찼다면 남한강 드라이브는 역사와 문화를 찾아가는 답사여행이다.

남한강은 조선시대 여주와 광주지역의 기름진 쌀과 도자기를 실어 나르던 길이었다. 남한강 주위로 강변도로가 발달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강이 길 노릇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3번 국도 등이 생겨나면서 그 역할을 내줘야 했다. 그러나 북한강을 제치고 한강의 본류로 인정받아온 터라 여전히 꼿꼿한 기개와 자존심을 잃지 않는다.

강원 태백시 금대봉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은 영월의 평창강, 충북 단양의 충주호를 지나 경기 여주군, 광주시을 거친 뒤 양평군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한다. 일부는 한강으로, 나머지는 팔당호를 이룬다. 팔당호를 기점으로 잡는다. 종착지는 여주 신륵사.

오전 8시 출발

강을 중심으로 북쪽길은 6번 국도, 남쪽길은 337번과 88번 지방도이다. 6번 국도는 강변을 따라 길이 나있지만 과속차량이 많아 드라이브코스로는 적당치 않다. 강 남쪽길을 택한다. 중부고속도로 광주IC에서 나와 45번 국도 남양주 방면으로 2.5㎞ 가량 가다 보면 88번 지방도와 만난다. 이 도로를 타고 광동교를 지나면 경기 광주시 퇴촌리이다. 337번 지방도를 따라 좌회전, 남종 방면으로 가면 팔당호의 아름다운 전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오전 9시30분 광주시 분원리 도착

분원은 조선시대 관영도자기 제조를 맡아보던 사옹원(司甕院)의 분소가 있던 곳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여주에서 질 좋은 흙을 남한강을 통해 나른 뒤 이 곳에서 도자기를 만들어 왕실에 납품했다. 주변 경치가 빼어나다. 팔당호 맞은 편으로 두물머리의 모습도 보인다.

분원백자관은 팔당호가 내려다 보이는 폐교를 개조해 만든 도자기 전시실이다. 바닥면적 80평, 연면적 100평 가량으로 규모는 작지만 분원에서 제작된 백자를 비롯, ‘백자제작 시연코너’, 도자기 조각을 바닥에 전시한 ‘도편전시’, 분원의 과거와 현재를 멀티스크린 기법으로 보여주는 영상물 ‘아! 분원’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무료. 031-766-8465

오전 10시30분 광주 남종면

남한강 드라이브의 백미로 손꼽히는 지역이다. 강 주위로 카페촌들이 늘어서 있다. 피라미드와 아부심벨, 거북선, 타이타닉 등 이색 카페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강 건너 양평공항이라는 비행기카페도 보인다.

오전 11시

광주시 남종면을 지나 양평군 강하면 초입부분에 있다. 도자기, 공예, 한지, 금속 등 다양한 체험공방과 영화,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다.

물레로 그릇 빚기, 점토판 가장자리를 치켜 세워 접시만들기 등 다양한 도자기체험을 즐긴다. 가방, 티셔츠, 앞치마 등에 물감을 직접 칠해 공예작품도 만들 수 있다. 2개의 미술관에서는 실, 종이, 나무, 흙 등을 소재로 제작한 ‘겨울풍경전’과 ‘전통목가구’전을 볼 수 있다. 크리스마스에는 가족뮤지컬 ‘꿈을 찾는 고양이들’이 상연될 예정. 일반 3,000원, 어린이 2,000원. 체험공방 1만원~1만5,000원. 뮤지컬 1만원. 031-774-0745

오후 1시 여주

바탕골예술관 관람을 마친 뒤 88번 지방도를 따라 계속 간다. 이포대교에서 강을 건너면 여주군 대신면 천서리이다. 막국수로 유명한 먹거리촌이다. 막국수집이 30여개나 된다. 평북 강계출신의 강진형(80)씨가 홍천에서 메밀을 가져와 막국수를 빚어낸 것이 원조. 지금도 강계봉진막국수집(031-882-8300)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중이다. 메밀에 매운 양념을 가미한 맛이 일품이다. 1인분 5,000원. 편육 1접시 8,000원. 봉원막국수(884-1839), 홍원막국수(883-1500), 봉천막국수(884-0471) 등.

오후 2시30분

이포대교를 다시 건너온 뒤 365번 지방도를 따라 여주 방면으로 내려오면 2개의 영릉을 만난다. 하나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릉(英陵), 또 하나는 북벌정책으로 유명한 효종대왕릉(寧陵)이다. 두 능은 함께 사적 195호로 지정돼있다. 세종대왕릉은 우리나라 왕릉 중 가장 조경이 빼어나다. 자녀들과 함께 왔다면 잠시 역사공부를 하면서 휴식을 취한다. 입장료를 한 번만 내면 두 능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 일반 500원, 고등학생 이하 무료. 031-885-3123.

오후 3시30분

남한강 여행 제1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라 진평왕때 원효대가사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의 나옹선사가 이 곳에서 입적했다. 암반위에 세워진 정자각인 강월헌에서 굽어보는 남한강의 경치가 압권이다. 여주 주민들은 여주의 ‘여’자에서 따와 ‘여강’이라고 부른다. 강 건너편에서 신륵사를 조망하는 경치도 빼어나다. 망루뒤로 벽돌로 지은 다층 전탑이 인상적이다. 이 탑 때문에 고려시대에는 벽절로 불리기도 했다. 031-885-2505

올 4월부터 황포돛배가 운항하면서 더욱 운치를 자아내는 명소가 됐다. 신륵사 나루에서 여주대교를 돌아 신륵사 강월헌 앞에서 다시 뱃머리를 돌려 나룻터로 오는 코스다. 왕복 4㎞. 오전 11시,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한다. 일반 3,000원, 청소년ㆍ어린이 2,000원. 031-880-1867

오후 6시 귀가

돌아가는 길은 강북쪽에 있는 37번 국도를 택한다. 양평대교까지 오는 데까지는 큰 체증이 없다. 여기서 직진하지 말고 양평대교를 건너면 88번 지방도와 다시 만나 오전에 온 길을 되돌아 간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이색 카페촌에 들어가 식사를 하는 것도 좋다.

바탕골예술관앞에서 337번 국도를 타지 말고 88번 지방도로 계속 가면 탑선휴게소를 지나 광동교를 건넌다. 남종면을 지나지 않는 지름길이다. 처음 왔던 것과 역으로 45번 국도를 따라 중부고속도로 광주IC로 진입, 귀가한다.

/남한강=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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