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부담에 시달리던 고교 모범생이 현행 교육제도의 모순을 질타한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했다.17일 오후 6시께 전주시 서신동 모 아파트 101동 뒤편 화단에 모 고교 2학년 백모(17)군이 피를 흘리며 숨져있는 것을 김모(11)군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백군이 컴퓨터에 남긴 유서는 "엄마,아빠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이렇게 먼저 떠나게 되어서 송구스럽다. 너무너무 힘드네요"라고 적혀 있었다. 백군은 이어 "한국이란 나라는 너무 힘들어요…. 멋있는 경찰, 국사선생님이 되고싶었는데…. 그놈의 수학이 뭔지…. 여러 필요 없는 과목을 왜하는지…"라고 적었다. 또 "경찰이면 도둑만 잘 잡으면 되지 우리나라 수능시험에서 극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공부해야 하는지.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웃긴다"라는 글을 남겼다. 백군은 또 "어떤 제도를 시행해도 그 밥에 그 나물이다. 학생들을 생각해서 교육제도를 만드는 사람은 없으니까"라며 입시위주의 교육제도를 비웃기도 했다.
경찰은 일단 백군이 성적을 비관, 15층 계단 창문에서 투신한 것으로 보고 사인을 조사 중이다.
이 학교 교장은 "백군은 반에서 8∼10등을 오르내리는 모범생이었다"며 "성격이 활발하고 교우관계도 좋은 백군의 자살은 뜻밖이고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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