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금융계열사를 동원해 삼성카드에 1조원대의 자본을 확충하고, 부실이 심화하고 있는 여신전문 계열사들을 통폐합하는 등 카드 부문 정상화를 위한 긴급처방을 단행한다.삼성카드는 내년 1월 중 그룹 내 할부금융사인 삼성캐피탈을 흡수통합하고 3월까지 최대 1조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번 증자에는 삼성전자(지분 57%)나 삼성전기(22%), 삼성물산(9%) 등 기존 대주주보다는 비상장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이 중심이 돼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1대, 혹은 2대 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계열사가 카드사의 대주주가 될 경우 제조업체보다는 유사시 추가증자가 용이해질 수 있어,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보험사는 계열사 출자제한 등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측은 그동안 카드부문에 대한 신뢰회복 방안의 하나로 국내 은행에 삼성카드 지분의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물밑에서 추진해 왔으나 결국 '금융계열사를 통한 증자'로 자구계획의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의 합병은 내년 2월1일로 정해졌으며 양사는 22일 각각 이사회 결의를 거쳐 합병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합병을 통해 개인대출과 리스 등 중복사업의 구조조정 신용판매 및 할부 중심의 소비자금융 체제 구축으로 경영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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