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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BW<신주인수권부 사채> 신주인수권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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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BW<신주인수권부 사채> 신주인수권 포기

입력
2003.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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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재벌 2∼3세들이 편법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논란을 불러온 신주인수권부 사채(BW)를 무상 소각하거나 인수권리를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효성그룹은 17일 소액주주 보호와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조석래 회장의 아들인 조현준 부사장, 조현문 전무, 조현상 상무 등이 보유중인 BW의 신주인수권을 전량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들 2세들이 포기한 신주인수권은 547만5,324주(총 발생주식수의 17.3%), 763억원(16일 종가 기준)에 해당하는 규모. 이번에 포기한 BW는 참여연대가 "대주주가 경영권을 변칙 상속하기 위해 발행했다"고 비판해왔던 것이다. 효성은 1999년과 2000년 6,000만달러(702억원)규모의 BW를 발행하면서 행사가격을 시세보다 낮출 수 있는 '리픽싱(Refixing)옵션'을 붙였다. 하지만 해외 공모발행이라는 공시와는 달리 실제 신주인수권 발행물량의 58%를 조 회장의 세 아들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해외발행을 통한 지분매집이라는 의혹을 사왔다.

현대산업개발도 이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정세영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규 회장이 갖고 있는 BW의 신주인수권 전량을 소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소각 물량은 권면액 기준 8,500만달러 규모로 이에 따른 행사 가능 주식수 감소분은 회사 전체 발행주식의 13.05%인 983만5,324주다. 동양메이저도 현재현 회장이 BW 인수권리를 포기한다고 가세했다.

이로써 올들어 BW인수를 포기한 재계 2∼3세들은 CJ 이재현 회장, 두산 박용곤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정원 (주)두산 상사BG 사장에 이어 동양 현 회장, 현대산업개발 정 회장, 효성 조 부사장 등으로 늘어나는 등 재계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재벌들의 이 같은 BW인수권 포기선언은 그동안 참여연대등에서 오너에 대한 저가 BW 인수특혜를 통해 경영권세습과 지배력 확대를 꾀하고, 이들에게 막대한 시세차익을 안겨준다며 완전 소각을 강도 높게 요구해온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조치들은 이달 24일께 금융감독위원회가 재벌 2∼3세들의 BW 인수 의혹에 따른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는 BW 소각러시로 투자자들의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신뢰도 제고 주주중시 경영 강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여연대 김상조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오너들의 특혜시비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이들 BW를 지배주주 일가들이 취득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있었을 경우 금감위가 합당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강조, BW특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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