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 석유화학회사인 란싱그룹이 쌍용자동차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앞으로 이변이 없는 한 쌍용차는 중국 기업에 넘어가게 된다.세계화, 개방화 시대에서 우리기업의 주인이 외국 투자자로 바뀌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이번 경우는 상대가 중국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중국이 우리를 추격하는 상황을 넘어 추월하는 상태에 돌입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자동차는 우리의 핵심 전략 분야라는 점에서 양국 경제의 실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앞서 대우상용차도 인도 타타그룹에 사실상 매각됐다. 그동안 우리보다 많이 뒤처졌다고 여겼던 국가들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사이에 우리는 오히려 뒷걸음질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정책연구원과 국제경쟁력연구원이 발표한 '국가 경쟁력 보고서'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 떨어진 25위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정치부패와 근로자 행정관료의 질적 경쟁력 약화 등이 주요 원인이다. 보고서는 나아가 소모적 정쟁이 지속되면 기업가 정신과 근로의욕을 떨어뜨리고 두뇌 유출을 가져와 시장 침체로 직결돼 43위까지도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넘겨버리기에는 현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우리만이 홀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망 또한 불투명하다. 소비는 얼어붙었고, 투자는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쌍용차 매각과 산업정책연구원의 보고서는 우리 경제 경쟁력의 현주소를 웅변하고 있다.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왜 그렇게 됐는지 모두가 냉정히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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