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는 울고, 일본파는 웃고' 월드컵 4강 신화에 빛나는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벼랑 끝에 몰렸다. 최근 한일간 맞대결에서 청소년대표팀의 패배와 A매치에서의 졸전 등 한국 축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 진출한 해외파들의 성적마저 일본에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각 리그별로 2003∼2004시즌 전반기를 마쳤거나 1경기 정도 남겨둔 가운데 일본의 유럽파는 비교적 고른 활약을 보인 반면 태극전사들은 이영표(아인트호벤)를 제외하고는 '벤치멤버'로 전락하는 등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태극전사들 사이에도 명암이 엇갈렸다. 네덜란드에서 활약중인 이영표(PSV 아인트호벤)는 17일(한국시각) 암스텔컵 빌렘?전에 풀타임 출전, 도움을 기록하며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영표는 전반 19분 왼쪽 측면 돌파후 코너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벤네고어가 이를 헤딩슛으로 연결하는 등 팀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지성은 후반 35분 보겔룬트와 교체 출장했으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차두리(프랑크푸르트)도 이날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SV와의 홈경기에 풀타임 출전,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21분 바이얼레의 귀중한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러나 팀이 2―3으로 패배, 빛이 바랬다.
반면 최근 6경기 연속 벤치 멤버 수모를 겪고 있는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는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2라운드 알라베스전에 모처럼 ?맛?출장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는데 실패했다. 이천수는 후반 25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스루패스를 받아 터닝슛을 시도했지만 오른쪽 골대를 옆으로 비껴 나가는 등 데뷔골 찬스를 날렸고, 팀도 1―2로 패해 탈락했다.
오른 무릎 연골 부상으로 개점 휴업중인 설기현(안더레흐트)은 1골에 그쳤고, 송종국(페예노르트)은 주전경쟁에서 밀려 벤치를 지키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의 간판 골잡이 다카하라 나오히로(함부르크)는 이날 차두리가 뛰는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1―0으로 리드하던 후반 7분 추가골을 잡아내며 팀의 3―2 승리를 견인, 대조를 이뤘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뛰는 나카무라 순스케(레지나)는 2골1어시스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이나모토 준이치(풀햄)도 2골을 각각 기록중이다. 이밖에 스즈키 다카유키(졸더) 2골1어시스트, 오노 신지(페예노르트) 2골3어시스트, 후지타 도시야(위트레흐트) 1골, 야나기사와 아스시(삼프도리아), 나카타 히데토시(파르마)는 각각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절치부심하고 있는 태극전사들이 후반기에 기량을 회복하며 무너진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곧추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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