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골프를 치다가 '배판'이 걸린 홀에서 두번 OB를 냈다면 어떤 행동을 보였을까. 누구나 한번쯤 필드에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격랑을 느껴봤음 직하다. 프로골퍼라고 예외는 아니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12월호가 프로골프 사상 최악의 추태들을 모아 정리했다.보비 존스 마스터스를 만든 전설의 보비 존스는 젊었을 적 쉽게 화를 내곤 했다. 1921년 브리티시 오픈에 처녀 출전한 존스는 3라운드 10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데 이어 11번 홀에서 퍼팅이 짧아 트리플보기를 범하자 존스는 스코어카드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그것으로 경기 끝이었다.
카이 래푼 1940년대 플로리다에서 펼쳐진 한 경기에서 불 같은 성격으로 악명높았던 래푼은 자신의 말을 안 듣는다고 클럽 헤드를 목 졸랐다. 그런다고 클럽이 죽을 리 만무하다. 화를 참지 못한 래푼이 클럽을 호수에 내던지면서 한 말. "물에 빠져 죽어라. 망할 놈아! 빠져 죽어!"
타미 볼트 1960년 체리 힐즈에서 열린 US 오픈에서 성질 고약한 볼트는 18번 홀 티샷을 두번이나 물에 빠뜨렸다. 화가 난 볼트는 드라이버까지 물에 던져버렸다.
세만 토마스 1979년 콘그레셔널 컨트리클럽의 17번 그린에서 토마스가 1.2m 퍼팅을 시도할 때 거위 한 마리가 울기 시작했다. 그는 이성을 잃고 거위에게 달려가 클럽으로 때려 죽여 버렸다. 그는 거위 사냥 기간을 어긴 죄로 500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커티스 스트레인지 82년 도랄에서 티샷을 실수한 후 스트레인지는 이렇게 말했다. "가방 바닥이 나를 노려보고 있어요. 쳐 버리고 싶어요." 그는 정말 그렇게 했다. 그 결과 가방을 매고 있던 캐디 진 켈리는 척추 뼈 두 곳에 금이 가 수술해야만 했다.
존 휴스턴 92년 혼다 클래식에서 휴스턴은 드라이버 샷을 호수에 두번이나 집어넣은 후 다시 깊은 러프 속에 빠뜨리고 말았다. 몹시 화가 난 그는 드라이버를 들고 볼을 찾겠다며 무작정 호수로 들어갔다. 얕아보이던 호수는 예상과 달리 급경사였고 휴스턴은 잔뜩 물을 먹어야 했다.
우디 오스틴 97년 MCI 클래식에서 9m 거리에서 퍼팅한 볼이 턱없이 짧아 3m 앞에서 멈추자 오스틴은 퍼터의 샤프트로 자신의 머리를 다섯 번이나 내리쳤다. 샤프트는 완전히 구부러지고 말았다.
팻 페레즈 2002년 AT&T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페레즈는 파5의 14번 홀에서 선두자리를 위협받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이글을 노리던 3번 우드 샷이 OB가 났고 다시 마음을 다 잡고 친 4번째 샷은 왼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TV 중계가 되고 있는데도 페레즈는 클럽으로 잔디에 도끼질을 해댔다. 결국 그는 마지막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하면서 우승을 날려버렸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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