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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회견으로 기 싸움 할 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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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회견으로 기 싸움 할 땐가

입력
2003.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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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수사와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는 기자회견을 했다. 최 대표는 측근비리에 이어 대선자금에도 특검을 도입하자고 했고, 선거관리 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했다. 최 대표는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노무현 대통령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한나라당만 파헤치고 있다고 비난했고, 권력형 비리수사와 선거사범의 공정수사를 위한 '특별수사 검찰청'을 설치하자고 검찰을 압박했다.우리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노 대통령, 최 대표의 순으로 연일 계속되는 기자회견에 잇단 실망을 감출 수 없다. 과거의 잘못과 범법에 대한 통렬한 참회와 스스로의 책임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해법을 제시하는 모습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대를 비난하고 이전투구의 대선자금 정국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계산이 우선 두드러진다. 노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회견을 자청했는지 모르겠듯이, 최 대표 회견 역시 왜 했는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불법 대선자금으로 들끓는 여론을 직시했다면 두 사람 모두 이런 식의 기자회견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 대표는 대선자금에 대해 특검을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물론 노 대통령도 "대선자금에 관해서도 국회에서 특검을 정해 주면 이의 없이 받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진행형이고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온 뒤 특검 여부를 검토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지금은 노 대통령이나 최 대표 모두 검찰이 신속하게 진실을 규명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게 옳다.

최 대표는 회견 말미에 재창당하는 각오로 정치개혁에 나설 것임을 다짐했다. 대선자금 정국의 대미가 제도적 개선을 통한 정치개혁에 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말보다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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