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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설명할땐 곤혹스럽기도 하죠"/ 日서 귀화한 진도군 관광안내원 용구혜자씨 "진도 알리기" 공로 "관광한국 10人"에 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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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설명할땐 곤혹스럽기도 하죠"/ 日서 귀화한 진도군 관광안내원 용구혜자씨 "진도 알리기" 공로 "관광한국 10人"에 뽑혀

입력
2003.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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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너무 좋아서 하는 일인데 이렇게 상까지 타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전남 진도군에서 관광안내원으로 일하는 용구혜자(47· 口惠子·다키구치 게이코)씨는 요즘 얼굴에서 웃음이 가시지 않는다. 그가 17일 한국관광공사가 선정·시상한 '아름다운 관광한국을 만드는 사람 10인'에 뽑혀서만은 아니다.

일본 국적을 버리고 한국으로 귀화한 그가 문화유산 해설사로 활동하는 남편(53)의 고향 진도에서 비로소 제2의 관광가이드 인생을 펼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는 "진도에서 관광 안내를 시작한 지 올해로 7년째이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진정한 진도 사람으로 태어난 것 같다"며 "진도를 널리 알려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토박이인 그가 진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2년. 우리 악기인 장구를 공부하는 일본인 친구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그는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에게 한국어를 배웠다.

이런 인연으로 두 사람은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편지로 사랑을 나누었고 85년 양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다. 경기 구리시에 정착했던 두 사람이 진도로 내려온 것은 91년. 왼쪽 팔 등이 불편한 1급 장애인인 남편의 건강이 나빠졌기 때문. 진도로 내려온 후에도 생활 형편이 어려워 용구혜자씨가 한복집 등에서 삯바느질과 진도군에서 일본어 교습으로 근근히 생계를 꾸려왔다.

그러던 그가 관광가이드로 나선 것은 97년 7월. 당시 진도 '신비의 바닷길'을 소재로 한 일본가요 '진도 이야기'를 불러 유명해진 일본 가수 텐도 요시미가 진도를 방문하자 관광 안내를 맡은 것이다.

"그때 안내를 맡으면서 '나는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도에 눌러 살면서도 진도의 역사와 문화에는 말 그대로 무식이어서 길안내만 하고 말았습니다. 먹고 사는 데만 신경을 쓰던 나 자신이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그는 이때 귀화까지 하면서 고향이나 다름없는 진도의 문화와 역사, 풍습은 물론 진도 아리랑 등 남도 민요까지 배우며 '진도 알기'에 열중했다. 그리고 그해 진도군 관광안내원으로 채용됐고 매년 수만 명에 이르는 일본인 관광객 안내를 도맡아왔다. 올해 8월에는 남편과 함께 진도군 문화유산 해설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는 "일본 사람들에게 진도대교에 세워진 충무공 전첩비에 대한 설명을 할 때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역사 바로 알기 차원에서 있는 그대로 해설하고 있다"며 "남편과 함께 진도는 물론 한국을 알리는 데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진도=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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