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파병 후보지역은 이라크 동북부 키르쿠크, 중북부 카야라와 서북부 탈아파르, 남부 나시리야 등 4곳으로 압축됐다. 17일 출국한 대미 군사협의단은 정부가 정한 후보지를 바탕으로 미국과 최종 파병지역을 협의할 예정이다.조영길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한미동맹관계 발전, 국가의 경제적 이익추구 기반 조성 등도 감안하겠지만 파병부대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고려요소"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일단 네 지역 모두 테러와 민생을 침해하는 약탈행위가 계속 발생해 치안소요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4곳 중 카야라와 탈아파르가 안전면에서 조금 유리하고 미측의 요구도 충족시킬 수 있는 곳으로 평가하고 있다. 라종일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와 관련, 브리핑을 통해 나시리야를 뺀 나머지 1개 지역을 언급하면서 "정부는 키르쿠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남부 나시리야가 아닌 북부 지역 중 한곳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은데 정부 일각에서는 키르쿠크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 동안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던 북부 모술은 3,000여명 규모의 부대로는 독자적으로 맡기 어려울 뿐 아니라 미국이 3월 이전 자체적으로 부대를 교체할 계획이어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야라는 1만6,800㎢로 충남·북 만한 크기다. 안전면에서 유리하고, 미국의 의도도 충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국방부는 면적이 4개 후보지 중 가장 크고, 외국 적대 세력들이 유입되고 있는 시리아와의 국경선 통제작전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충북의 2배 크기인 탈 아파르(1만4,600㎢)도 테러분자의 입국통로로, 최근에는 밀수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1,050㎞) 부대 전개 및 재보급에서 불리한 지역이다.
키르쿠크는 경기와 비슷한 1만282㎢ 크기. 주민 대다수가 수니파로 친후세인 성향이며 전 바트당 요원 상당수가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폭탄 공격이 증가하고 있으며, 쿠르드족과 투르크족간 갈등이 지역안정에 커다란 위험요소로 꼽힌다.
서희(공병)·제마(의료)부대 주둔지인 나시리야도 국방부가 밝힌 후보지 중 하나이지만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2만9,000㎢ 면적인 나시리야에 파병할 경우 이탈리아 여단이 맡고 있는 나시리야 일부지역을 책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후세인 정권 시절 탄압을 받았던 시아파가 대다수여서 안전한 지역으로 꼽혔지만 지난 달 이탈리아군에 대한 자살테러 공격 이후 적대행위가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키르쿠크는 미국 4보병사단이, 탈아파르와 카야라는 101공중강습사단이, 나시리야는 영국군 지휘 하의 이탈리아여단이 담당하고 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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