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고구려를 자기네 역사에 편입시키려 해 양국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과연 중국은 우리에게 있어 무엇인가. 또 무엇이어야 하나.국제화 시대에 중국이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양국 무역과 투자규모, 6자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 인적교류의 급증 등 여러 면에서 중국은 우리에게 미국을 제외한 가장 중요한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아마도 미국의 지위마저 대체할 날이 올지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한·중 관계에 몇 가지 '오해'가 존재해 왔고, 따라서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몇 가지 짚고 가야 할 기본 사항들이 있다.
첫째, 중국과 중국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이는 근원적으로 중국이라는 국가의 성격은 무엇인가라는 문제로 귀착되며, 그런 전제 하에서 중국의 현대사회구조를 정확히 짚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산당의 '영구집권' 이데올로기, 현재의 정치 상황에 근거한 실제 운용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은 '정치(성)논리' 중심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정치와 공산당의 독재 논리로 경제발전, 사회분화, 문화의 전통회귀 등의 현상이 적절히 설명될 수 있다고 본다.
둘째,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통한 기본적인 이해의 방법이다. 역사나 문화의 이해에는 그 시각이 중요하다. 현대사는 물론 고대사 등 과거사도 정치논리 등에 의한 오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역사 시각에 있어서 중국과 비중국의 차이, 서방에서의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차이는 역사가의 성향에 따라 너무 크다.
문화적 내용에 있어서도, 이를 테면 '전통(문화)'과 '마르크스주의(사회주의)의 중국적 특색' 간의 구분이 현재의 중국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들의 실제 현실은 우리의 선입견과는 전혀 딴판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상황에 따른 탄력적 적응성이 강한 것이 중국인의 특성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셋째, 현재 중국의 경제를 위시한 사회상황에 대한 이해의 문제이다. 수많은 단편적 중국경제, 다시 말해 무역, 투자 사례 등에 대한 인식만으로는 우리의 대중국 경제 행위를 결정할 만한 개념 형성과 예측이 어렵다.
중국의 현 사회상황은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너무 많아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낱낱의 현상들로부터 최대공약수적인 '원리'를 유추해내야 한다. 중국의 역사, 문화, 민족성 등을 현재 그들의 정치, 경제 상황의 패턴과 연결지음으로써 그 원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시각에서 중국에 대한 적절한 '관계 이론'을 정립하는 게 무엇보다 긴요하다. 반드시 우리 나름의 이론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중국과의 교류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 외국에서 나온 이론들은 그저 참고사항일 뿐 결코 우리의 것이 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중국 현지의 각종 상황에 대해 '우리'와 '나'에 대한 주체성과 사명감을 지닌 사람들에 의한 조사,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문제는 시급하다. 왜냐하면 어떤 의미에서 중국은 우리가 현재 대처해야 할 상대 중 가장 다루기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상 옥 전주대 교수 중국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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