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원에 대한 잘못된 인식부터 바로잡고 위상을 높이겠습니다."예술원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원로 화가 이준(84)씨는 예술원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씨는 19일로 임기가 끝나는 차범석 현 회장에 이어 임기 2년의 새 회장으로 15일 선출됐다.
이씨는 "신입 회원 영입 문제부터 예술원상 운영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예술원에 대한 비난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심지어 비리의 온상이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는 모두 현재의 규약에 따르고 있는 것일 뿐이며 문제는 예술 자체에 대한 불신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행정당국의 예술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교통비에 불과한 수당, 법적으로는 정책자문기관이지만 실제 국가 문화정책 수립과정에 참여할 수 없는 현실 등은 예술원을 결국 '노인정'에 불과한 기관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원 회원 개개인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년이 예술원 창립 50주년인 만큼 이제는 우리 예술과 문화를 해외에 널리 알리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당면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씨는 경남 남해 출신으로 일본 태평양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스스로 '컬러리스트'로 자처할 만큼 화려한 색채 감각에 바탕한 입체파 경향의 회화를 추구해왔다. 1948년 미 군정 당시 열린 조선종합미술전람회에서 최고상, 53년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이화여대 교수, 한국미술협회장 등을 역임하고 81년 예술원 회원이 됐다.
요즘도 하루 8시간 이상 작업하고 있다는 그는 "여든여덟 살에 미수(米壽)전을 여는 것이 개인적 소망"이라고 말했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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