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에 달하는 불법 선거자금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이 국민의 공감 속에 정당의 대선 자금을 엄정하게 수사한다면 기업 비자금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전용되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처럼 지금 우리 사회는 기성 정치체제가 해체되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구축할 수 있는 기로에 서있다. 낡은 인물의 퇴출 등 정치인 세대교체에서부터 정치관계 입법과 제도의 개혁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정치구조를 혁파해야 한다.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치개혁을 바라보면서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정치에 경영 마인드를 도입하라는 것이다. 21세기 우리나라에 선진 정치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치에도 고객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개념이 확산되어야 한다. 자본주의적 경영마인드의 중요한 동력은 경쟁이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올린다는 원칙 역시 경영 마인드에서 나온다.
정치에 경영 마인드가 도입되면 정당은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하며 경쟁력이 없는 정당은 도태되어야 마땅하다. 또한 최소의 비용으로 고객인 국민의 최대 만족을 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당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선진 기업들은 정보기술을 토대로 기업의 모든 부문의 프로세스를 개혁하는 경영혁신기법인 BPR과 기업 간 정보공유와 협업을 근간으로 하는 SCM 기법을 도입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우리 정치인들도 이 같은 기법들이 요구하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정치 리더들이 스스로를 최고경영자(CEO)형이라고 자처하는 게 유행이 되고 있다. 그러나 CEO형 정치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창조적 변화를 주도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도덕적 결함이 없는 투명한 지도자여야 한다. 우리나라 정치에 경영 마인드가 제대로 도입될 때만이 선진국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경쟁력 향상에 정치권이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며, 국민들의 무한한 사랑도 받게 될 것이다.
이제 정치권이 사는 길은 낡은 관행으로 체질화한 정치제도를 철저히 부수고 업그레이드된 투명한 시스템으로 전면 개혁을 하는 것이다. 각 당의 시급한 과제는 과감한 인적 쇄신과 뼈를 깎는 성찰을 통해 지식정보화 디지털시대에 걸맞게 환골탈태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 해 한양대 정보경영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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