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 가금류에서 발생한 홍콩조류독감(H5N1)에 대해 보건 당국이 외부출입차단, 백신접종, 항바이러스제제 투여 등 전면적 방역조치를 취한 것은 이 바이러스의 치명적 위험성을 보여주고 있다. 독감바이러스에 대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전례가 없다.홍콩조류독감은 1997년 처음 홍콩에서 발견된 이래 치명적 독성과 높은 치사율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지속적인 감시활동을 펴 왔다.
20세기 스페인독감(2,000만∼4,000만명 사망) 등 3차례의 슈퍼독감을 이을 독감바이러스로 일찍부터 조류독감이 지목돼 왔고 홍콩조류독감은 그 전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슈퍼독감이 되기 위해서는 강한 전염력, 독성, 높은 치사율 등 3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 일반적인 독감바이러스의 치사율은 0.1% 안팎인 반면 홍콩조류독감은 2차례 발생과정에서 30∼50%의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홍콩조류독감은 현재 가금류가 사람에게 전파할 수는 있지만 사람간의 전파는 거의 일어나지 않아 전염력은 미약한 편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 수년간의 적응과정과 유전자 변이를 통해 인간에 대한 강한 전염성을 갖출 경우이다. WHO는 1997년 출현 이후 백신개발에 착수했으나 아직까지 개발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고 치료효과가 좋은 항바이러스제제도 없는 상황이어서 이 바이러스가 전염력을 갖춘다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현재 홍콩조류독감을 퇴치할 수단은 닭 오리의 도살과 격리치료 외에는 없다.
보건원의 전병률 방역과장은 "음성군의 경우 현재까지 사람에 대한 전파가 일어나지 않았고 초기에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확산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그러나 닭이나 오리는 반드시 익혀 먹고 조리한 뒤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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