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사태가 또다시 증시를 뒤흔들어 놓았다. LG카드 유동성문제가 LG그룹의 증권 등 금융업 포기로 이어지고, 감자(減資)를 둘러싼 채권단과 대주주간 논란도 확산되면서 은행·증권·카드주와 LG그룹주는 하루 종일 요동쳤다. 템플턴 등 외국계 회사의 투자에 기대를 걸고 '투기적으로' 카드 주식을 대거 사들였던 일반 투자자들은 주가 급락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LG그룹주 동반 급락
LG그룹 계열사 주가는 16일 LG카드 수렁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했다. 카드에 증권까지 묶어 매각하고 LG가 금융계열사를 포기하는 선에서 수습방안을 마련했지만 시장반응은 냉랭했다. 카드는 감자 우려로 하한가까지 폭락했고 LG화학·전자 등 주력 계열사들도 8,000억원 규모의 지원 부담과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지며 동반 하락했다. .
카드와 증권은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된다는 점과 감자와 대규모 신주 발행에 따른 주가 희석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삼성증권 송상호 연구원은 "채권단이 LG카드에 대해 1조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할 경우 주식수 증가에 따른 대규모 주가 희석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회계법인 실사결과에 따라 대주주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도 감자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은 LG카드 증자 과정에서 총액 인수자로서 실권주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며 실사 결과 부실 규모가 예상보다 커서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최고 1,998억원의 부담을 안게 된다.
은행·증권주도 휘청
전날 후세인효과로 급등했던 은행·증권주들도 이날 LG카드에 대한 출자전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락 반전했다. LG카드에 대한 여신이 많은 우리금융과 국민은행은 3% 넘게 하락했고 하나은행은 8%가까이 떨어졌다.
삼성증권 유재성 금융팀장은 "LG카드가 이미 2조원의 긴급 지원 자금의 대부분을 사용함에 따라 채권은행들은 추가 자금을 지원해야 할 가능성이 있으며 출자전환이나 증자 참여에 따른 지원 부담과 대손 충당금 추가 적립 등 부정적 요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LG투자증권 조병문 연구원은 은행들이 LG카드 여신에 대해 손실률 50%를 적용할 경우 내년 주당순자산가치(BPS)가 4∼5% 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이준재 연구원은 "채권단이 출자전환으로 LG카드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면 (LG카드와 은행이) 상생할 수 있다"며 "경쟁적인 자산줄이기 등으로 위축됐던 신용카드 사업이 시간을 두고 함께 풀어간다면 은행주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증권도 LG투자증권의 주가 충격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판단하고 앞으로 LG증권과 합병이 예상되는 소형 은행계 증권사들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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