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역(西域) 미술의 진수를 소개하는 특별전이 16일부터 새해 2월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오타니 컬렉션 중 대표적 유물 176건 462점이 나온다.중앙아시아, 오늘날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해당하는 이 지역은 동서문화가 융합한 독특하고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고, 그 영향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도 전해졌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중앙아시아와 우리의 문화적 연관성을 한눈에 파악할 좋은 기회다.
오타니 컬렉션은 1902∼1914년 일본 승려 오타니가 이끈 탐험대가 세 차례에 걸쳐 서역을 답사하고 가져온 유물로, 일제시대 조선총독부 박물관에 기증됐다가 광복 후 국립중앙박물관 소유가 됐다. 2,000여 점에 이르는 유물은 1986년부터 10년 간 중앙아시아실에 일부 전시됐으나, 박물관이 현재의 임시 박물관으로 옮기면서 전시공간이 없어져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특히 투르판의 야르호 석굴사원 제 4굴의 '천불도' 등 벽화 5점은 완벽한 보존처리를 거쳐 해방 후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오타니 컬렉션의 백미인 석굴사원 벽화 10여 점을 비롯해 불화, 불상, 토기, 토용(土俑), 생활용품 등 다양한 유물을 종교, 일상생활, 매장문화의 세 갈래로 나눠 보여준다. 주로 투르판과 쿠차에서 가져온 것들로, 6∼8세기 것이 대부분이며, 앞뒤로 2세기부터 13세기까지 아우른다. 아스타나 석굴에서 나온 '복희여와도', 둔황의 보살입상 깃발그림, 호탄 출토 쌍이호(雙耳壺)와 연화화생상(蓮花化生像) 등 걸작이 많다. 또 투르판 유물 중 면직공예품인 '초화문용기' 는 신장 지방에서 출토된 적이 없는 희귀 유물로 확인됐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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