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반지 얘기다.세상엔 너무 끼고 싶지만, 끼고 나면 후회가 되는 반지가 두 가지 있다. 순진무구한 눈빛의 프로도마저 욕심에 눈 멀게 한 '절대 반지'가 그 하나고, 다른 하나는 결혼 반지다.
판타지 문학의 대가 톨킨은 아내와의 결혼을 너무 후회했으나, 행여 결혼 반지를 빼 버릴 경우 돌아올 아내의 혹독한 문초가 두려워, 반지에 대한 원한을 가득 담아 대작을 완성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원제는 '(결혼) 반지의 재앙'이었으나, '(절대) 반지의 제왕'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은 아닐까?
근거 없는 공상이라 몰아 붙이지 마시라. 결혼반지와 절대 반지의 공통점은 이렇다. 일단 끼기 전에는 한없이 부럽다. 반지를 탐내는 다른 녀석이 있으면 반지에 대한 욕심은 더욱 커진다. 끼고 나서 처음엔 감격스럽고, 자랑스럽다. 그러나 끼고 있을수록 답답하고 몸이 뒤틀린다. 반지를 빼는 것은 쉽지 않다. 반지를 버리려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여야 한다.
그러니 절대 반지와 결혼 반지가 다르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문제는 반지를 끼어본 사람만이 그 괴로움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도 역시 반지 '폐기자'라는 사실을 잠깐 망각한 채 반지를 끼었다가 1편에서처럼 나즈굴로부터 큰 상처를 입는가 하면, 3편에서는 손가락까지 잘리는 횡액을 당한다. 그러나 반지를 끼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반지 위해론'을 아무리 강조해도 먹힐 리 없다.
그렇다면 대체 그런 반지를 누가 만들었을까. 결혼 반지의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절대반지는 유타주에 위치한 바달리 쥬얼리사가 만들어 팔고 있다. 폴 바달리라는 이 회사 대표는 30년 경력의 반지 장인으로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감동을 받아 이 반지를 만들었고, 톨킨가에 로열티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사업자가 됐다. 이 회사에서 만든 반지는 순금에 가까운 22K 반지의 경우 896달러다. 비싸기도 해라! 반지 겉엔 영화처럼 이런 글자가 새겨져 있다. '하나의 반지가 나머지를 지배할 것이고, 한 개의 반지가 나머지를 찾을 것이다' 만약 절대 반지가 결혼 반지의 상징이었다면, 그 말은 이렇게 바꾸어야 한다. '한 여자가 나머지 여자를 배제할 것이며, 한 여자가 숨겨놓은 여자를 모조리 찾아낼( 것은 물론 당신도 크게 당할) 것이다'.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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