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받은 1억 땅 50억되면 세금은?부친의 부동산을 담보로 10세 자녀 명의로 1억원을 빌려 임야 1,000평(시가 1억원)을 취득한 후 5년 내 온천이 개발돼 땅값이 50억원으로 상승한 경우
현재 :부동산 1억원 증여에 따른 증여세 850만원만 부담
개정 :5년 내 재산가치 증식분 50억원에서 당초 증여 받은 재산가액 1억원과 온천개발 허가에 소요된 비용(5,000만원 가정), 보유기간 중 평균 지가상승분(5,000만원 가정)을 뺀 48억원에 대해 증여세 23억원 과세
미성년자 등이 다른 사람에게서 돈을 빌리거나 담보를 제공받아 산 주식이나 땅이 5년 안에 상장이나 형질 변경 등으로 가치가 늘어나면 그만큼 증여 받은 것으로 간주돼 세금을 추가로 물어야 한다. 또 친구 등 특수관계가 아닌 사람간의 비정상적 거래에 대해서도 증여세가 부과된다.
재정경제부는 15일 과세 유형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사실상 재산의 이전에 해당하는 경우 증여세를 과세토록 하는 완전포괄주의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이 같은 내용의 상속·증여세법 시행령을 마련,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미성년자처럼 재산을 만들기 어려운 사람이 부모 등 특수관계인에게서 현금을 증여 받거나 담보를 제공받아 차입한 자금으로 부동산을 산 뒤 이 부동산이 5년내에 형질 변경이나 온천 등 개발사업 시행, 사업 인·허가 등으로 재산가격이 늘면 그 가치 증가분에 대해 증여세를 추가로 물어야 한다. 이 경우 가치 증가분은 현재의 재산가액에서 취득가액과 전국 평균 지가상승분과 같은 통상적 가치 상승분, 그리고 재산의 가치를 늘리기 위해 본인이 지출한 비용 등을 뺀 값으로 산정한다.
예컨대 5세 자녀에게 증여된 시가 1억원의 임야 1,000평이 3년 후 대지로 형질 변경돼 가격이 20억원으로 오를 경우, 지금은 처음 증여된 1억원에 대해서만 증여세(850만원)를 물지만, 내년부터는 20억원에서 처음 증여가액 1억원과 3년간 전국 평균지가 상승 가액(1,000만원 가정), 그리고 형질 변경 소요비용(2,000만원 가정) 등을 제외한 18억7,000만원에 대해 6억원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
현금 증여 또는 차입으로 비상장 주식,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매입하거나 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도 증여 5년 내에 상장되거나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취득가액 등을 뺀 값은 증여로 간주돼 증여세가 부과된다. 현재는 자금차입을 증여로 보지 않기 때문에 돈을 빌려 비상장주식을 매입한 뒤 법인이 상장돼 거액의 시세차익을 얻어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다.
개정안은 또 특수관계가 아닌 사람간의 거래도 정상가에서 30% 이상 차이 나는 거래는 사실상 증여에 해당한다고 보고 취득가액 등을 뺀 값에 대해 증여세를 물리기로 했다. 지금은 친한 친구에게서 시가 20억원짜리 빌딩을 1억원에 매입한 경우 특수관계가 아니어서 증여세를 물지 않지만, 앞으로는 20억원의 30%(6억원)를 차감한 14억원 이상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경우 비정상거래로 간주돼 4억8,000만원의 증여세를 내야 한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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