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메이저슬럼프에 빠지면서 군웅할거시대로 변한 2003년 세계프로골프 무대. 40대 노장들과 초보 메이저 챔피언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숱한 여전사들이 성대결 도전에 나선 한해였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케이블방송 ESPN은 올해 골프계 10대 뉴스를 선정하고 인터넷 투표로 올해 골프계 톱뉴스 선정에 들어갔다.고개숙인 우즈 지난 4년간 꼬박꼬박 메이저대회 승수를 올렸던 우즈가 메이저 왕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는 메이저리그의 배리 본즈가 홈런 없이 한 시즌을 보낸다는 가정과 비교될 만큼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소렌스탐의 성벽 허물기 소렌스탐이 58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출전하면서 성대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 대결에서 자신감을 얻은 그는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2차례 스킨스 성대결에서는 남자들을 압도하기도 했다.
메이저대회 '새내기 챔피언' 득세
34년만에 4대 메이저대회 우승자가 모두 초보 메이저 챔피언으로 채워졌다. 세계랭킹 386위였던 벤 커티스(미국)와 11년 무관의 숀 미킬(미국)이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에서 각각 첫 우승을 따내는 이변을 연출했다.
비제이 싱, 우즈 상금왕 5연패 저지
비제이 싱(피지)이 4번의 우승과 준우승 5차례 등의 활약을 앞세워 우즈의 상금왕 5연패를 저지한 것은 물론 세계랭킹도 8위에서 2위까지 끌어올렸다.
올해의 선수상 대혼전 싱의 상금왕 등극, 여기에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데이비스 러브 3세의 강세, 3승을 일궈낸 케니 페리(이상 미국) 등의 가세로 우즈가 4년간 독점해온 올해의 선수상의 향방이 막판까지 안갯속이었다.
톰 왓슨과 캐디의 눈물겨운 우정
PGA 투어 통산 39승의 베테랑 톰 왓슨(54)과 루게릭병으로 투병중인 캐디 브루스 윌리엄스의 눈물겨운 우정이 화제가 됐다.
40대 이상 노장 열풍 48개 PGA 투어 대회 중 40대 이상이 합작한 승수는 무려 15승. 특히 9월 열린 4개 대회 우승컵은 40대가 싹쓸이했다.
엘스 최다승 어니 엘스(남아공)는 미국과 유럽 투어에서 총 7승을 달성, 올해 최다 승자가 됐다.
골프 과학으로 비거리 폭증 클럽과 볼 제조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단 1명뿐이던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 300야드 이상 선수가 올해 무려 9명으로 늘었다.
지는 별, 뜨는 별 데이비드 듀발(미국)은 단 3차례 밖에 컷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상금랭킹이 212위까지 추락했다. 이에 비해 300야드의 장타를 앞세운 골프천재소녀 미셸 위가 여자 메이저대회 톱10 입성과 성대결 등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