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키가 아닌 기술로 이기는 경기를 보여주겠다."올 시즌 데뷔한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LG)이 14일 인천 시립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03 세라젬배 천하장사 씨름대회 결승전(5판 다승제)에서 '원조 골리앗' 김영현(신창)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생애 첫 천하장사 꽃가마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원.
217㎝, 161㎏의 프로 8년차 김영현과 218㎝, 166㎏의 루키 최홍만. 두 거한의 대결은 기술씨름 보다는 거대한 체격에 기댄 밀어치기 싸움이었다. 그러나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한 접전이었다.
초반 주도권은 김영현이 잡았다. 이날 4강전에서 강적 이태현(현대)을 2―1로 따돌린 김영현은 결승 첫째판과 두번째 판을 내리 무승부로 끝낸 뒤 세번째 판에서 밀어치기로 최홍만을 제압, 1―0으로 앞서 갔다. 김영현은 네번째 판에서 무려 4차례나 밀어치기 공격을 퍼부었으나 '장외'가 선언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특히 막판 시도한 밀어치기에 이은 왼발 덧걸이로 최홍만을 모래판에 뉘였지만 공격자의 발이 경계선 밖으로 나간 것으로 드러나 무효가 선언됐다.
이 때부터 분위기는 최홍만쪽으로 흘렀다. 최홍만은 속개된 경기에서 놀라운 투혼을 발휘하기 시작, 밀고 들어오는 김영현의 공격을 피한 뒤 잡채기로 주저앉혀 스코어를 1―1로 만들었다. 마지막 다섯번째 판에서 다시 밀어치기를 앞세운 김영현을 배지기에 이은 밀어치기로 꺾어 감격의 꽃가마를 탔다. 한편 가장 가벼운 체급인 금강급의 이성원(LG)은 전날 이날 백두급의 황규연(신창)을 2―1로 누르고 8강까지 올라 관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13일 열린 금강―한라 통합장사 결승전에서는 조범재(신창건설)가 '탱크' 김용대(현대중공업)를 3―2로 꺾고 정상에 올라 우승상금 3,000만원을 챙겼다.
천하장사 순위 △장사= 최홍만(LG) △1품= 김영현(신창) △2품= 김경수(LG) △3품= 이태현(현대) △4품= 신봉민(현대) △5품= 백승일(LG) △6품= 이헌희(신창) △7품=이성원(LG)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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