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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4당대표 회동/盧 "정계은퇴"강수에 회담장 일순간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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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4당대표 회동/盧 "정계은퇴"강수에 회담장 일순간 싸늘

입력
2003.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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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분 동안 진행된 노무현 대통령과 4당 대표의 14일 청와대 회담에선 예상대로 대선자금 수사,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입당 등 쟁점을 둘러싸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노 대통령이 대선 자금 문제를 언급하면서 대통령직 사퇴로 해석할 수 있는, '정계 은퇴'라는 초강수로 대응하고 나서자 회담장 분위기는 일순 싸늘해 졌다.대선 자금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 최 대표는 "우리가 더 썼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대통령도 쓴 것 아니냐""(검찰이) 기업들에게 야당한테 돈 준 것을 불라고 한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자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나서 "나는 여당 대표였을 때 더 많이 당했다"고 중재를 시도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도 감정이 격해졌는지 회담 말미에 "지금 우리도 당하고 있다. 검사를 고발하라"고 쏘아 붙여 회담은 끝내 냉랭한 분위기 속에 마감됐다.

4당 대표들간의 신경전도 만만치 않았다. 회담을 시작하면서 9일간 단식한 최 대표의 건강이 화제에 오르자 김원기 열린우리당 의장은 "단식한 다음에는 독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보신"이라고 은근히 최 대표를 견제했다. 이러자 최 대표는 "입 닫고 있으란 말이죠"라고 날을 세웠다. 노 대통령의 우리당 입당을 놓고선 조 대표가 위헌을 주장하자, 김 의장이 "민주당 해체를 제일 먼저 주장한 조 대표가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고 반박해 설전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자 다른 두 당 대표가 만류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회동을 마치면서 자민련 김 총재는 "이런 자리에는 당론을 갖고 와 결론을 내야 하고 그런 예의와 절차를 지켜야 한다"고 다른 당 '후배 당수'들을 훈계하기도 했다.

/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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