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비리를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14일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기업체 등으로부터 11억4,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安熙正) 열린우리당 충남도지부 창당준비위원장을 구속 수감했다. 또 검찰의 측근비리 수사를 앞두고 안씨 등 대통령 측근들이 사건은폐를 모의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A4·5·6·9면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해 11∼12월 여의도 민주당사 8층 노무현 후보 비서실 정무팀 사무실에서 여러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5억9,000만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다. 안씨는 이중 3억4,000만원을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는 또 같은 해 12월15일과 24일 강금원(姜錦遠·구속) 창신섬유 회장으로부터 노 대통령이 운영했던 생수회사인 장수천의 채무 변제 명목으로 4억5,000만원을 받아 선씨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광재(李光宰)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썬앤문 그룹으로부터 받아 안씨에게 전달한 1억원도 혐의에 포함시켰다. 서울지법 심갑보(沈甲輔) 당직판사는 "안씨가 선씨, 강씨 등과 입을 맞춘 것으로 나타나는 등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선씨는 검찰이 안씨에게서 받은 7억9,000만원의 출처를 추궁하자 지난달 안씨와 만나 대책을 상의했고 이후 강씨와 만나 안씨의 개입사실을 숨기기로 입을 맞췄다. 강씨가 제공한 4억5,000만원에 대해 검찰은 "대선 기간 중 제기된 장수천 빚 관련 의혹을 해소하라며 제공한 돈"이라며 "이 중 일부가 장수천 빚 변제에 사용됐으나 전체 자금 용처는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안씨는 또 지난해 12월 삼성그룹으로부터 후원금 10억원을 받아 이상수 의원에게 전달하는 등 공식후원금 모금에도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검찰은 소환에 불응해 온 한나라당 최돈웅(崔燉雄) 의원이 15일 또는 16일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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