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03 문화계 결산]<1> 문화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03 문화계 결산]<1> 문화재

입력
2003.12.15 00:00
0 0

올해 문화재 분야는 국립박물관의 문화재가 털리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터지는가 하면 덕수궁 터 미 대사관 신축 문제로 여론이 들끓는 등 시끄러웠다. 그만큼 문화재 보호에 관한 세간의 관심이 커졌다. 중요한 고고학적 발굴 성과가 여럿 나와 학계를 흥분시킨 한 해이기도 하다.5월 국립공주박물관의 문화재 강탈사건은 다행히 범인이 잡히고 문화재도 되찾았지만, 문화재 보안의 허점을 드러내며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덕수궁 터의 미 대사관 신축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쟁점이다. 옛 경기여고 자리인 덕수궁 터에 새 청사와 직원 아파트 등을 지으려는 미 대사관의 계획은 문화유산 훼손이라는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한미 간의 민감한 외교 현안으로 떠올랐다. 신축 허용 여부는 18일 문화재위원회 매장분과위원회 심의에서 결정한다. 그러나 워낙 중요한 사안이라 사적분과, 제도분과 등과의 합동 심의로 넘겨질 가능성도 크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노력은 희비가 엇갈렸다. 남북한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북한 내 고구려 벽화 고분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은 무산된 반면, 판소리는 세계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등록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고구려 벽화 고분 문제는 최근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국사에 편입하고, 자국 내 고구려 고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경복궁 근정전이 3년 10개월 간의 보수공사를 마치고 새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문화적 자긍심을 높였다. 이로써 20년 계획으로 진행 중인 경복궁 복원정비사업의 50%가 끝났다.

고고학적 발굴 성과는 풍성했다. 전국에서 600건 이상의 발굴이 이뤄진 가운데 굵직굵직한 청동기 유적이 모습을 드러냈고, 백제사 연구의 공백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되는 유물도 다수 확인됐다.

청동기와 관련, 강원도 화천에서는 160여기의 집터와 공방(工房)을 포함한 국내 최대의 청동기시대 주거지가 발굴됐고, 전북 완주군 갈동 마을에서는 한반도형 청동검인 세형동검을 만들던 거푸집이 처음으로 나왔다. 백제 유적으로는 연초 서울 풍납토성에서 성벽 바깥을 따라 해자 흔적이 확인된 데 이어 경기 화성에서 대규모 제철시설이 드러났고, 12월 들어 충북 공주시 외곽 수촌리 백제고분군에서 금동신발·금동관모 등 화려한 유물이 쏟아지는 등 한성 백제(BC 18년∼AC 475년)의 강력한 힘을 입증하는 발굴 성과가 잇따랐다.

법·제도적 성과로는 훔친 문화재의 은닉·보관 행위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개정 문화재보호법 시행, 문화재청 내 1국 3과 증설,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차관급 승격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 통합론은 양측의 주도권 다툼으로 무산됐다.

올해의 미담 주인공은 '성문종합영어'의저자로 유명한 송성문씨. 그는 30여 년 동안 모은 국보급 고인쇄물 46건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글·사진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