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환경파괴 논란을 일으켰던 시화지구에 대해 장기 개발계획을 수립한 것은 더 이상 방치할 경우 난개발 등으로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인천 청라 송도 영종지구가 경제자유구역으로 개발되고, 시흥 안산 광명이 광역도시계획에 따라 개발되는 등 주변이 개발되면서 활용성이 높아진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국내 최대인 골프장 10개의 레저타운
시화 지구는 크게 남측·북측 간석지, 그리고 방조제 주변 지역으로 나눠져 특성별로 개발된다. 개발의 핵심이 될 남측 간석지에는 인구 9만5,000명을 수용하는 250만평의 주거단지를 비롯해 440만평의 초대형 관광·레저 타운이 들어선다. 특히 여기에는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인 골프장 10개가 들어선다. 주5일제 실시로 향후 레저사업이 가장 채산성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산업단지가 들어설 북측 간석지에는 주변 도시 지자체의 개발 요구를 수용해 멀티 테크노밸리(317만평)와 안산 테크노파크(10만평)가 조성된다.
정부는 지구 개발에 맞춰 제2외곽순환도로 신설, 서해안고속도로 IC 2∼3개 신설, 단지내 남북(3개)·동서(2개) 도로망 구축, 소사-남측 간석지 철도건설, 양재-시화 고속화도로 건설 등 교통 대책도 마련했다.
환경 문제가 성패의 열쇠
전문가들은 환경 문제가 시화 지구 개발계획의 성패를 가름할 것으로 본다. 계획을 입안한 국토연구원은 친환경적 개발을 통해 시화호와 주변의 수질 및 대기가 현재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정부는 우선 2007년까지 25만2,000㎾ 규모의 조력발전소를 시화호에 건설, 해수 유통량을 현재 하루 2,000∼3,000톤에서 1억6,000만톤으로 대폭 늘려 수질을 개선키로 했다. 또 멀티테크노밸리, 도시 용지 지역 등에서 배출되는 오수를 전량 차집해 하수처리장에서 고도처리한 후 바다로 방류키로 했다. 축산 폐수와 주변 오염 시설에 대한 관리도 대폭 강화해 현재 C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4∼5ppm인 시화호의 수질을 COD 3ppm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현행 개발 방식은 시화호를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개발 계획 취소를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친환경적으로 시화 지구를 개발한다고 말하면서도 대표적인 반환경 시설인 골프장을 10개나 짓는 것은 모순적인 태도"라고 비난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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