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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파이프오르간 꼭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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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파이프오르간 꼭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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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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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은 최근 2005년 1월부터 6월까지 보수공사를 위해 음악당을 휴관하겠다고 밝혔다. 개관한 지 15년이 지나 낡은 천장 설비 등을 교체하는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음악계 일각에서는 다시 파이프오르간 설치 주장이 일고 있다.논란의 역사는 오래됐다. 예술의전당 음악당은 파이프오르간 설치를 염두에 두고 뒷벽이 설계됐다. 서구의 오래된 극장에는 대부분 파이프오르간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설치비만 10억원, 유지비 연 1억∼2억원이 드는 일이어서 예산 부족으로 설치가 지연돼 왔다. 세월이 많이 흘렀고 국내 음악환경도 많이 바뀌었다. 클래식 공연만 하던 공연장이 속속 대중음악까지 받아들이고 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도 "영상물 활용 등 음악 공연이 달라지고 있어 그에 맞게 음악당 환경을 구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파이프오르간을 갖춘 공연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세종문화회관, 횃불선교회관, 영산아트홀, 명동성당이나 많은 교회에 충분할 만큼 좋은 오르간이 많다. 세종문화회관 오르간은 2002년의 경우 고작 5차례 사용됐다. 그 동안 예술의전당 공연에서도 생상의 교향곡 3번 '오르간' 정도를 빼놓고는 특별히 파이프오르간이 없어서 불편한 공연은 없었다.

올해 예술의전당은 오르간 대신 음악분수 설치를 택했고, 가족산책의 명소가 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아직 건립에 난항을 겪고 있는 뮤지컬극장 등 돈이 들어갈 사업도 많다. 영상장비 보강도 시급하고, 재즈 음악가들은 클래식 위주로 설계해 잔향이 많은 음악당에 잔향을 장르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음향반사판 설치를 바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활용 빈도가 낮은 파이프오르간을 우선 설치하자는 주장은 그저 국내 정상의 클래식 공연장이라는 껍데기 이름만을 겨냥한 것은 아닐까.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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