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12일 원내수석부대표인 김덕배 의원의 '대선자금 지구당 지원 내역 폭로'를 둘러싸고 하루 종일 뒤숭숭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폭탄 발언 후 파장이 커지자 "계산 착오"라며 빠져나가려 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김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사회를 보던 중 돌연 "내가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정당자금과 선거운동비 명목 7,000만∼8,000만원 지구당 지원'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지원금 중 3,000만원은 법적 선거자금으로 쓰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주장을 전국 227개 지구당 수에 적용하면 작년 대선 때 노 후보측이 150억∼180억원을 지구당에 지원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얘기였다.
의원들은 김 의원의 돌출발언에 황당해 하며 "무슨 소리야" "난 아니다" "쓸데없는 소리를 왜 하느냐"고 고함쳤다. 그러나 김 의원은 "왜 이러느냐. 내 기억은 정확하다. (우리당이) 오해 받고 있는데 그런 이야기도 못하느냐"며 맞받았다. 그러자 이해찬 의원은 "김 의원이 (2000년) 총선 때로 착각하고 있다"고 반박했고, 천정배 의원도 "나는 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공박했다. 일부 의원들은 인상을 쓰며 아예 자리를 뜨기도 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지구당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뒤 "사실은 5,750만원을 지원 받아 4,780만원은 선관위에 신고했고, 970만원이 남았다"고 번복했다. 그는 그러나 곧 이어 다시 지구당 통장 사본을 제시하며 "대선 때 선거비용으로 내려온 돈은 3,000만원이고 2,700만원은 작년 전체 정당운영비로 지원된 것"이라고 다시 정정했다.
대선 때 선대위 총무본부장이었던 이상수 의원은 김 의원 얘기를 부정하면서 "서울·경기 지역구는 3,000만원, 전남·전북 지역구는 1,500만원씩 내려갔고 복합선거구 등은 4,000만원씩, 시·도지부는 4억5,000만원이 지원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친노(親盧) 지구당 추가 지원설'이 나오는데다, 이상수 의원도 이미 "일부 지구당 지원금은 영수증 처리를 못했다"고 밝힌 바 있어 여진은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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