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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비리 커지는 폭발력 軍 진급비리로 비화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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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비리 커지는 폭발력 軍 진급비리로 비화조짐

입력
200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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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무기납품 비리 수사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방산업체인 H사 전 사장 정호영(49)씨로부터 군 획득사업의 최고 전문가였던 이원형(57·구속) 전 국방품질관리소장이 뇌물을 받아 구속된 데 이어 열린우리당 천용택(66) 의원까지 금품수수 혐의가 포착되면서 '정호영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전 소장의 계좌에 현역 군 간부 2∼3명이 돈을 입금시킨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군인사 비리로까지 수사 불똥이 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경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천 의원은 12일 출두하지 않았으나 경찰은 다음 주중 재소환을 통보할 계획이다. 경찰은 정씨로부터 "국방부 장관 출신인 천 의원에게 미리 인사를 해두면 납품 등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2000년 6월께 수천만대의 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경찰은 장관, 국정원장,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천 의원이 오리콘포 성능개량사업 등과 관련, 정씨로부터 금품과 함께 청탁을 받고 당시 군 수뇌부에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당시 천 의원이 다른 국방위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했는지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씨가 이 전 소장 외에도 당시 국방부 무기획득 정책 라인에 있었던 군 고위층에게도 뇌물을 건네거나 이 전 소장이 상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정씨의 계좌 5, 6개에 대해 추가 추적조사를 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 당시 군 수뇌부 등의 연루 혐의가 드러날 수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당시 정권 실세들과 친분이 두터웠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며 "정씨가 각종 군납과 관련해 광범위한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어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역 군 간부 2∼3명이 이 전 소장의 계좌에 뭉칫돈을 입금한 것과 관련, 진급 비리 여부도 수사중이다. 경찰은 계좌추적을 마치는 대로 명단 및 입금 내역 등을 국방부에 통보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아파치헬기 중개업체 A사 대표 이모(63)씨와 방산업체 Y사 대표 김모(63)씨에 대해 각각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공격용 헬기사업과 관련해 1999년 1월부터 2000년 4월까지 3차례에 걸쳐 이 전 소장에게 수표와 헬스클럽 회원권 등 1,700만원을, 김씨는 정밀유도 케이블 납품사업과 관련해 편의를 봐달라며 지난해 6월부터 7차례 3,400만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 정호영씨는 누구

이원형 전 국방품질관리소장에게 1억3,100만원을 준 혐의로 9일 구속된 정호영(49·사진)씨가 열린우리당 천용택 의원에게도 수천만원의 금품을 건넨 혐의가 드러나면서 정씨의 실체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군수 납품회사인 H사의 사장을 지냈고 현재는 실질적인 소유주로로 알려졌다.

충남 홍성 출신의 정씨는 S고 재학시절 미국 유학을 떠나 일리노이 공대를 졸업한 뒤 1989년께 군수 관련 사업에 뛰어들어 단기간에 사업규모를 준재벌 수준으로 성장시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정씨는 지연 학연 등을 앞세워 군 계통은 물론 정·관계에까지 폭넓은 인맥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교 동문 사이에서는 '마당발'로 통할 정도로 친분 범위가 넓고 유력 정치인 L씨가 후원자라는 소문도 있다. 그는 이번 사건의 변호인으로 민변 회장인 최병모 변호사를 선임했다. 또 은퇴한 인기배우 S씨와 90년대 후반부터 사귀어 오다 결혼직전 파혼하면서 세인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씨의 회사는 데이터 정합기 등 각종 군사장비와 관련된 통신 부품을 만드는 회사로 연 매출 500억원에 달하는 중견 방산업체다.

/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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