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집값의 20∼30%만 갖고 있으면 10년 이상 장기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1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현재 3년짜리 단기상품 위주인 주택담보대출제도를 10년 이상 장기로 바꿔 주택 실수요자들에게 1인 당 최대 2억원까지 빌려주는 내용의 한국주택금융공사법 제정안이 국회 재경위를 통과했다.
법안에 따르면 공사가 주택저당증권(MBS)을 통해 유동화할 수 있는 대상을 '만기 10년 이상 주택구입 목적 등의 주택담보대출'로 한정하고 대출한도를 2억원으로 규정했다.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구입자나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대출이 허용되지 않는다. 구입할 집의 담보대출비율(LTV)은 대통령령에 위임했지만, 70%가 적용될 게 거의 확실하다.
즉 개인이 2억원을 빌려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의 가격은 최고 2억8,600만원인 셈이다. 현행 대출금리 수준인 연 6.8% 확정금리로 1억원을 20년간 대출 받을 경우 매월 67만원의 원리금을 갚으면 된다. 15년 이상 대출을 받으면 이자상환 금액에 대해 연간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실제 부담하는 금리는 1%포인트 낮은 5.7% 수준이다.
법안은 또 공사의 투명성을 위해 최고 의결기구인 주택금융운영위원회 위원 수를 6인으로 하되 이 중 절반을 민간위원으로 채우고, 당초 부사장 2명과 이사 5명 이내로 돼 있던 임원진은 부사장 1명, 이사 4명 이내로 줄이는 대신 2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두도록 했다.
법안은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 내년 3월1일부터 시행된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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