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과 함께 자란 아이들은 큰사람이 됩니다." 한립토이즈 소재규(57·사진) 사장은 유아교육가의 풍모를 지녔다. 완구업계 전체가 휘청거릴 정도로 경기가 안 좋지만 정작 소 사장은 돈 버는 일보다는 '엉뚱한' 방면에 관심을 두고 있다."우리나라 부모들의 자식 사랑은 칭찬할만하지만 교육방법은 영 글렀어요. 꼬마들한테 영어, 컴퓨터 교육이 웬 말입니까.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인성과 창의력을 한창 키워야 할 때에 주입식 교육을 시키면 아이들의 정서가 엉망이 됩니다."
그래서 소 사장은 장난감 놀이 문화를 퍼뜨리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경기 파주시 통일동산 인근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장난감 박물관을 세울 예정이다. 내년 10월에는 그동안 수집하고 복원한 민속 완구 350여점으로 장난감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내년 1월20일에는 관악구 봉천동 본사 사옥 5층에 국내 최초의 장난감 학교를 연다.
"우리 아이들에게 적합한 장난감을 복원하고 개발해 마음껏 갖고 놀게 만들면 보람도 크고, 시장도 커지지 않겠어요. 퍼즐이나 블록, 인형 등을 만지며 자란 어린이가 얼마나 건강하고 똑똑해지는지를 보여주겠습니다."
사실 완구업계의 상황은 최악이다. 대부분 업체들의 매출이 매년 절반 가까이 줄어들 정도. 내수가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한립토이즈도 어렵기는 매일반이다. "모든 내수 중소기업들이 그렇지만 한립토이즈도 뾰족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요. 사장이 직접 나서서 판매, 수금까지 하면서 내핍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립토이즈의 진짜 '비밀 병기'는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방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주문받아 싼 값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한립토이즈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립토이즈는 완구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적자를 내지 않는 한도 내에서 올바른 장난감 놀이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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