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에 걸리지 않는 소가 세계 최초로 복제되었다. 우리나라 동물복제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황우석 교수가 이끄는 7개 대학 연구팀이 이룬 개가다. 앞으로 임상실험 등 검증과정이 남아 있지만 우리의 생명공학 분야가 높은 수준에 이르렀음을 말해주는 연구 업적이다.광우병의 악명은 너무 잘 알려져 있다. 1985년 영국에서 처음 확인된 광우병의 병원체는 프리온 단백질이다. 이 병에 걸린 소는 사지가 마비되어 걷지 못하고 끝내 죽게 된다. 더욱이 가공할 일은 이 병에 걸린 소의 고기를 먹은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27개국에서 발병했으며 이웃 일본에서도 광우병에 걸린 소가 생겼다.
때문에 세계 축산계는 광우병 예방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안고 있다. 백신 개발 연구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으나 아직 획기적인 결과는 없다. 황우석 교수팀은 이번에 유전자 조작으로 소의 체세포에서 프리온 단백질을 형성하는 유전자를 무해한 유전자로 바꿔치기한 후 동물 복제기술을 통해 대리모 암소의 자궁에 넣어 임신하게 했다. 이렇게 태어난 송아지는 광우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결과 발표현장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은 "기술이 아니라 마술"이라고 논평했다고 한다. 임상실험으로 광우병 안 걸리는 소가 입증될 경우 그 경제적, 과학적 파장은 대단하리라고 본다.
연구진의 기술적 업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유전자 조작에 의한 생명복제의 근원적 물음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유전자 조작에 의한 생명복제로 형성될 생태계가 건강할 것인가,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기술이 복제인간 사회를 부를 것이 아닌가. 우리 생명 공학계를 이끄는 과학자들이 기술적 개가를 이룰 때마다 스스로 겸손하게 점검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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