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내년 4월 17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지역구 선택을 놓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에 휘말려 있다. '청와대 프리미엄'이 있는 이들이 대부분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자 기존에 출마를 노리던 사람들이 바짝 긴장하면서 만만찮은 견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김현미 정무2비서관은 열린우리당 핵심 의원들과 지역구가 겹치면서 오도가도 못한 채 고민하고 있다. 그는 전북 정읍 출신이지만 이곳은 김원기 우리당 의장의 지역구다. 김 의장의 전국구 이전설이 파다하지만 김 의장측은 여전히 '지역구 사수'를 외치고 있다. 김 비서관은 전주여고 출신이라는 연고를 활용, 전주 출마도 생각 중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우리당 핵심 멤버이자 친분이 두터운 정동영 장영달 의원이 있다. 주변에선 전국구 여성 비례대표 얘기를 꺼내지만 당내 견제가 상당하다. 때문에 김 비서관은 "청와대 개편 이후 일단 당으로 돌아가 일을 하며 고민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서갑원 정무1비서관은 고향인 전남 순천을 출마지역으로 정했지만 이곳도 이미 4명 정도가 우리당 출마를 희망하고 있어 신경전이 만만치 않다. DJ 정부 시절 청와대 수석을 지낸 모 인사는 최근까지 청와대로 전화를 걸어 "서 비서관이 정말 출마하느냐"고 확인했다고 한다.
윤훈렬 행사기획 비서관이 출마를 결정한 서울 영등포 갑에는 인수위원 출신이자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단식 때 '맞불 단식'으로 유명해진 김영대 우리당 노동위원장이 노리고 있다. 박범계 법무비서관의 경우 대전 유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범동교동계 출신이면서도 우리당으로 옮겨온 송석찬 의원이 있어 고민중이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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